리튬·마그네슘·천연 흑연·희토류 등 공급망 확보 나서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유럽 연합(EU)이 친환경 산업 육성을 가속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는 EU 집행위원회가 내년 1분기 중 중요 광물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핵심 원자재법'(CRMA, Critical Raw Materials Act) 입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EU 집행위원회 연설 영상 캡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연례 정책 연설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주요 광물 원자재 수요가 50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고 CRMA 추진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EU는 현재 30가지를 핵심 원자재로 지정해 수급 현황 등을 관리하고 있다. 리튬·마그네슘·천연 흑연·희토류 등 수입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품목이 상당수다. 마그네슘·희토류 등 일부 품목은 중국산 의존도가 특히 높다. 취약한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은 코로나19 팬데믹 중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 영향 등으로 원자재 수급이 직격탄을 맞음과 동시에 현실로 다가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초유의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사태'는 다른 핵심 분야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는 위기 의식도 퍼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핵심 원자재 일부는 중국 한 나라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전략적 취약성'을 언급했다.

리튬·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는 EU가 육성하려는 클린 테크 분야에서 필요하다. 단적인 예가 전기 자동차다. 전기차 1대에 필요한 핵심 광물은 약 200㎏으로, 기존 내연기관차(40㎏)의 5배에 달한다. 필요한 원자재 종류도 내연 기관차의 3배 수준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따라 EU는 CRMA 입법 과정에서 남미·아프리카 등 제3국과 파트너십 체결이나 개발 원조 협력을 통해 중국 등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U가 최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공급망 실사 등에서 알 수 있듯 수출 기업에 대한 '고강도 잣대'를 요구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원자재 생산 과정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하거나 원자재 재활용 비율 확대 등의 대책이 포함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재활용' 분야는 EU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진 분야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역내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EU 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중국산 등에 맞서 불리하다며 '공평한 경쟁의 장'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CRMA가 북미산 광물을 일정 비율 포함해야 세제 혜택을 주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노골적'인 차별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외교부는 방심하지 않고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다만 EU의 1차 목표가 중국산 의존도 탈피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력 수출 제품의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입장에선 직·간접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EU 등 주요 경제권이 핵심 원자재 공급망 다각화에 나선 추세를 고려해 원자재 수입국인 한국 역시 선제적으로 이들과 협력을 모색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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