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환자동차제작소부터 KG모빌리언스까지
곽재선 회장 "쌍용차 팬덤층 있지만 아픈 이미지도…새 차에 KG 이름 붙일 것"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가 KG그룹으로 인수된 뒤 기존의 이름을 버리고 'KG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그동안 쌍용차 브랜드 유지 여부를 놓고 여러 예상이 나왔으나 새 주인이 된 곽재선 KG그룹 회장 겸 쌍용차 회장이 과감하게 '쌍용'을 버릴 것을 선언했다.

   
▲ 2022 자동차인 산업부문 공로상을 수상한 곽재선 쌍용자동차 회장이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022 자동차인 시상식'에서 "사명 변경 여부를 놓고 엄청난 고민을 한 끝에 쌍용차의 장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시에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986년 쌍용그룹으로의 인수 이후 1988년 탄생한 '쌍용자동차'라는 사명은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나아가 1954년 설립 이후 다섯 번째 이름을 갖게 됐다.

68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로 국내 최장수 자동차 기업으로 불리는 쌍용차는 그동안 수없이 주인이 바뀐 역사만큼이나 사명에 있어서도 여러 변화를 겪었다.

1954년 고(故) 하동환 전 환원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하동환자동차제작소'에서 시작한 쌍용차는 1967년 신진자동차와 업무제휴를 맺었고, 1974년에는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을 합작 설립했다.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이 두 번째 사명인 셈이다.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은 1977년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하며 세 번째 사명을 얻게 됐다. 이후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고 2년 뒤인 1988년 '쌍용자동차'라는 네 번째 이름으로 출범했다.

1998년에는 대우그룹으로 인수됐지만, 대우자동차라는 별도의 자동차 계열사를 가진 대우그룹은 쌍용차 브랜드를 유지했다. 2004년 중국 상하이기차에 인수됐을 때도, 옥쇄파업 사태와 법정관리를 거쳐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됐을 때도 쌍용차 브랜드는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KG그룹이 올해 8월 26일 쌍용차 회생계획안 인가로 인수를 마무리 지은 지 6일 만인 지난 9월 1일 곽재선 쌍용차 회장으로 취임하며 사명 변경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당초 30년 넘게 다져온 쌍용차의 브랜드 파워와 'SUV 명가'로 자리하며 구축해온 팬덤층 등을 고려해 쌍용차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고, K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통일성을 갖추면서 쌍용 브랜드 효과도 얻기 위해 'KG쌍용모빌리티'로 바꿀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곽재선 회장은 "(사명 변경에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쌍용차라는 이름에 팬덤층이 있는 반면, '구리다', '인도 회사냐'는 말도 있고, 쌍용차에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면서 "어떤 걸 택할지 엄청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결국 곽 회장의 선택은 '쌍용'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었다. 곽 회장은 "앞으로 새로운 차는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며 사명 뿐 아니라 자동차 제품에도 '쌍용'의 과거를 지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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