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공무원연금 개혁안이 29일 새벽에야 국회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내용은 기존 공무원연금개혁특위가 합의안 그대로이다.

5월 임시회를 하루 연장해 자정을 넘기도록 지루하게 끌면서도 결국 야당이 주장해온 세월호법 시행령 수정권한까지 넘겨주게돼 ‘맹탕 개혁’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달게 됐다.

합의안의 골자는 공무원이 부담하는 돈은 5년에 걸쳐 월 급여의 7%에서 9%로 올리고, 퇴직 후 받는 연금액을 결정하는 지급율은 단계적으로 1.9%에서 1.7%로 낮추도록 했다.

   
▲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발의 7개월만인 29일 새벽에야 국회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내용이 기대에 못미처 반쪽 개혁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금보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하지만 이전의 세차례 개혁처럼 구조개혁이 아닌 모수개혁에 그치면서 재정 절감폭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안대로 한다면 일단 내년 기준으로 100억 원인 적자보전금이 일단 60억 원으로 줄지만, 2022년에는 다시 100억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6년 안에 다시 개정 협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향후 70년 간 총재정 부담금이 333조원가량 줄게됐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수지 균형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김용하 교수안에 비해선 61조원 가량 적다. 결론적으로 연금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서서히 깎기로 정하면서 기존 공무원의 기득권만 보장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재정 절감대책을 공직에만 떠넘긴다는 불만도 있겠으나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공무원노조가 보여온 행태는 사기업 집단과 유사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00만 공무원 시대에 월급이나 특혜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공무원들이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연금 전문 경제학자는 “기대수명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수급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점을 감안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이번에 지난 6일 국회 본회의 처리 불발의 원인이 됐던‘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논란은 곧 국회에 설치될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에서 다른 합의내용과 함께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로 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한편,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와 연계해 여야가 합의한 ‘행정입법 시행령 수정권한’과 관련해 청와대는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입법권한을 국회가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으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에도 위배된다”며 “행정부가 만든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면 입법부가 사법부에 효력을 묻게 되는데 지금 개정안은 입법부가 나서 마음에 안 들면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시행령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회는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수정·변경 요구를 받은 행정기관은 이를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