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내년 민간의 주택공급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주택 경기 침체기가 지속되고 미분양 우려가 심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축소 계획하거나 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등 공급이 불확실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게 되면서 내년 분양 시장은 가격,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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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이 올해 대비 38% 감소한 25만8003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부동산R114가 내년 민영아파트(민간분양, 민간임대)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총 25만8003가구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물량 기준으로 20만5327가구를 기록한 지난 2014년이후 가장 적고 올해 41만6142가구 대비 38% 감소한 수준이다.
내년 분양 예정 물량 중 5만여 가구는 월, 반기 등 시점과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계획 물량에서 제외됐으며 이를 포함하더라도 최근 2년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물량이다. 주택 경기 침체기가 지속되고 미분양 우려가 심화되면서 분양 물량을 축소 계획하거나 아직 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분양된 민영아파트는 분양 계획 물량 중 73%만 실제 분양으로 이어졌다. 당초 계획 물량 41만6142가구 중 예정물량 포함 30만4142가구가 실적으로 이어졌고 일부는 오는 2023년으로 이월됐다. 수도권에서는 계획 물량 20만2016가구의 68%인 13만8826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모두 계획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2만7048가구로 연초 계획물량 4만8589가구 대비 55% 수준에 그쳤다. 지방은 계획 물량 21만4126가구보다 4만8810가구 적은 16만5316가구로 조사됐다. 부산, 광주, 대구 등 광역시에서 실적이 저조한 반면 전남, 강원, 전북 등은 계획보다 많은 물량이 실제 공급됐다.
당초 올해 예정된 물량 중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도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제 실적으로 연결이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2022년 초 분양 조사한 계획물량 41만6142가구 중 31%에 해당하는 13만1756가구가 2023년으로 이월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은 6만1106가구(46%), 지방은 7만650가구(54%)다. 주요 단지로는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재건축’ 2678가구, 경기 광명시 ‘광명5R구역’ 2878가구, 성남시 ‘성남중1구역’ 1972가구 등이 2023년에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4분기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늘어나면서 오는 2023년에도 3월 3만4392가구, 2월 2만5620가구 등 연초에 전체물량의 약 28%가 계획됐다. 분기별로는 △1분기 8만2001가구 △2분기 5만55577가구 △3분기 3만9270가구 △4분기 3만6747가구 △시점미정 4만4408가구가 등이다.
내년 권역별 분양 예정물량은 수도권 11만6682가구(45.2%), 지방 14만1321가구(54.8%) 등으로 계획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521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만7781가구, 인천 1만8380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만7661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 예정 물량이 조사됐다. 그밖에 △대구 1만5435가구 △경남 1만4656가구 △충남 1만4442가구 △광주 1만2937가구 △충북 1만2771가구 △대전 1만686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대기수요가 적은 데다 미분양이 적체되는 지역이 많아, 상당수의 사업지에서 공급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5개 건설사의 내년 계획 물량은 7만5106가구로 이들 건설사가 올해 계획한 11만337가구에 비해 68% 수준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이 2만1126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GS건설 2만1000가구, 포스코건설 1만3453가구, 삼성물산 9971가구, DL이앤씨 9556가구 순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해 분양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한 해였으며 고금리, 고분양가,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감이 맞물리면서 청약 시장에서 이탈하는 수요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제 완화에 따라 알짜입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에 대해 청약 수요자들에 관심이 늘어날 수 있지만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입지 열위 및 공급과잉 지역은 미분양 적체 우려도 커질 전망"이라며 "내년 분양 시장은 분양가, 규모,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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