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HJ중공업이 인천북항 잔여부지 일부를 770억원에 매각한다. HJ중공업은 매각 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HJ중공업은 청라아이디씨피에프브이 주식회사에 인천시 서구 일대 토지와 건물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770억원으로 최종잔금 수령 예정일은 2023년 2월 20일이다.

앞서 HJ중공업은 지난 9월 부동산 전문업체 '이도'에 해당 유형자산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청라아이디씨피에프브이는 이도가 자산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다.

HJ중공업은 이번 자산의 처분 목적이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HJ중공업은 건설업과 조선업의 불황으로 2010년대 초반부터 적자를 내고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고 2019년에는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HJ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확보를 위해 유형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7000억원 상당의 인천북항 배후부지를 팔았으며, 2017년에는 부산 다대포 공장 부지와 건물을 1600억원, 2019년에는 동서울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4025억원에 매각했다.

올해 9월말 HJ중공업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525.8%다. 2019년말 897.1%에 달했을 때보다 개선됐지만, 지난해말(450.9%)보다는 악화된 상태다. 이번 인천북항 배후부지 추가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재도약에 나선 HJ중공업은 2023년에도 매출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HJ중공업은 최근 건설과 조선 부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기존 단독 대표이사였던 홍문기 대표가 건설 부문, 유상철 신임 대표이사가 조선 부문을 맡아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한다.

올해 3분기까지 HJ중공업의 매출액은 1조 1913억원으로 건설 부문이 1713억원(14.1%), 조선 부문이 1조 54억원(84.4%)이다. 

건설 부문별 매출액은 공항·아파트·공연시설 등 건축공사가 5873억원으로 58.4%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발전소·유류저장시설 등 플랜트공사가 23.9%(2407억원), 도로·철도·항만시설 등 토목공사가 17.6%(1774억원)다.

HJ중공업은 건설 부문에서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공항·항만·도로 등 공공공사를 꾸준히 추진하면서 수익성 높은 정비사업을 위주로 주택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을 매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