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취약 두드러져 시장 잠식 우려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우리텔레콤이 제4이동통신 출범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알뜰폰과 적자생존을 벌이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가격경쟁력을 두고 보면 제4이동통신 출범과 알뜰폰이 같은 콘셉트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연합뉴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텔레콤은 한국소프트웨어 개발업협동조합 주도 중소·소상공인 연합 단체로 전국 50여개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협회가 포함돼 있다.

우리텔레콤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된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설명회 및 출범식을 통해 제4이동통신 사업권 확보를 위해 사업계획서를 발표했다.

우리텔레콤은 본사를 대구에 둔 채 초기 예상 자본금을 9000억∼1조2000억원으로 보고 법인 설립 뒤 대주주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라는 거대한 격랑에 맞서기 위해 장윤식 애틀러스리서치 공동대표가 팔을 걷어붙였다.

우리텔레콤은 이날 ‘반값 이하 요금제 실현’을 전면으로 내세워 유통망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월 2만원대 음성·문자·테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통신비 절감과 향후 5년까지 668만명의 가입자 유치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이다. 이미 가입자만 5700만명을 뛰어넘었고 이동통신3사를 제하고도 다수의 알뜰폰 사업자가 존재한다. 알뜰폰은 브랜드 경쟁력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최근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출범한 알뜰폰은 초기 47만6000명에서 지난 4월 500만명을 넘겨 4년 새 가입자를 10배 이상 확보했다. 통신시장 점유율도 0.9%에서 8.8%로 확대됐다. 알뜰폰 사업자의 서비스 매출 역시 955억원에서 4555억원으로 약 4.7배 뛰었다. 정부는 내년까지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12%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알뜰폰은 시장 선점을 위해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에 발맞춰 3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곧 2만원대 요금제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격경쟁력을 두고 보면 제4이동통신 출범과 알뜰폰이 같은 콘셉트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SK텔레콤이 지급하는 통신망 사용료인 ‘망 도매대가’를 알뜰폰 사업자에 한해 전년보다 음성은 10.1%, 데이터는 31.3% 낮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이통3사 대비 음성은 67.2%, 데이터는 87.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알뜰폰이 더욱 저렴한 요금 출시가 가능할 수 있는 이유다.

가격 할인 경쟁 유도를 위해 알뜰폰 사업자의 수익 구조 개선도 거론된다. 정부는 이통사에 제공하는 상품 판매 수익배분을 알뜰폰 사업자가 5%포인트씩 더 갖도록 조정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의 판매 수익은 요금제별로 9~22% 더 늘어나 경쟁을 부추기고 소비 시장을 깨어나게 만든다.

또 알뜰폰 업계는 최저 1만원대 요금제 설계도 전망해 제4통신사와 알뜰폰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과열로 인해 제살깎기 식 경쟁을 벌이다 자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차분했다.

알뜰폰 관계자는 “제4이동통신사의 요금제는 그저 청사진일 뿐”이라며 “제4이동통신사 선정도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라이벌로 보기엔 성급한 감이 있다. 알뜰폰과 제4이동통신사는 별개”라고 일축했다.

우리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이라고 말할 수 없다”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지 업계끼리 싸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