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큰 자동차, 수출 급감 발목
[미디어펜=김태우기자]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실적이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은 수출부진의 영향이 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5월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7.9%감소했다. 이는 수출비중이 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물량 자체가 줄어든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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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5월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7.9%감소했다. 이는 수출비중이 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물량 자체가 줄어든 탓이 컸다./미디어펜DB |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5월 판매실적이 해외 판매 감소로 부진했다. 레저용 차량(RV) 판매는 신차효과와 캠핑수요 증가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이 늘면서 회복세를 보였고, 쌍용차는 ‘티볼리’가 두 달 연속 5000대 이상 팔렸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사가 발표한 올 5월 판매량은 지난해 5월보다 4.2% 감소한 71만6813대로 집계됐다.
국내 판매는 지난해 5월과 비슷한 12만1491대를 기록한 반면 해외판매는 5% 감소한 59만531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은 9만3277대로 작년 5월보다 5.9% 감소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출 물량은 49만375대로 6.7% 줄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7.9% 감소한 9만5824대를 수출했으며 5월까지 누적 수출 물량은 8.9% 줄어든 50만3668대에 그쳤다.
한국GM도 1∼5월 누적 수출량은 10.4% 감소했고 쌍용차도 40.4%나 급감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수출 물량이 급감한 것은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불안 여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루블화 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을 해봤자 오히려 손실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수출 물량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중단한 상황이다.
미국 등 선진 시장 역시 수출 여건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고 유럽업체는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차 값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도 자동차 시장이 최근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수출보다는 현지 공장 생산을 통해 주로 물량을 조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하반기에 신형 K5와 아반떼 등 볼륨 모델 출시를 앞두고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점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물량을 마구 생산하면 재고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신흥시장 불안과 엔저, 유로화 약세 등 수출 여건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당분간 내수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시장상황과 관련해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해외공장 증설이 없는 반면 중동과 러시아 지역의 경기 침체와 엔저 등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로 판매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 주력 차종의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그나마 수출 전선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신흥시장의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기 힘들지만 하반기 볼륨모델들의 신차 출시가 예고 된 만큼 신차효과에 따른 수출물량과 금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