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이동수단 넘어 자율주행 시대 대비한 신규 컨텐츠 활용
자동차·로봇택시·로봇 등 다양한 분야 활용한 모빌리티 기반 마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 2020년 말 정의선 회장의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며 모빌리티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제조회사가 아닌 모빌리티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단기간 내에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시도는 모빌리티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 영역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이 높다. 

   
▲ 현대자동차그룹는 학대 피해 아동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디지털 테라피(DTx)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한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차 자회사인 포티투닷 등 현대차그룹 산하업체 5개사가 참여해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공개했다.

이 모빌리티는 학대 피해 아동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디지털 테라피(DTx)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해 완성된 제품이다. 현대차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완성된 아이케어카 내부는 심리 상담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차량을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NGO인 굿네이버스에 기증했다.

디지털 테라피는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모바일 앱, AR·VR(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다방면으로 도입한 차세대 치료방안으로 꼽힌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바이오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는 의료 분야이기도 하다.

'아이케어카'에 적용돼 디지털 테라피에 활용된 기술은 △몰입형 디스플레이 기술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 △뇌파 기반 스트레스 측정 기술 등이 있다.

몰입형 디스플레이이는 아동에게 가상의 공간으로의 이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 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의 위치는 아동학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초등학생임을 감안해 13세 미만의 아동 눈높이에서 한 눈에 최대한 많이 보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든 상담내용이 텍스트 파일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의 중첩된 목소리와 기타 배경 잡음으로부터 화자를 분리하는 MSD(Multi-Speaker Detector)를 탑재했다.

기존에 수많은 대화로 이뤄지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동의 마음을 살피고 기록과 분석까지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 도입으로 상담사와 아동의 음성을 구분하고 발화 내용 중 주요 단어를 자동으로 추출 기록, 심리적 위험 요소를 빠르게 파악하고 아동의 안정과 치유를 위한 상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이동수단에 국한됐던 자동차를 진정한 의미의 모빌리티로 승화시킨 아이케어카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고 있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의로의 전환에 부산물격인 모델이다. 

사람을 이동시키는 모빌리티를 넘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자율주행시대에 모빌리티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아이케어카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모빌리티를 위한 고민과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기아의 경우 기존 1세대 니로를 기반으로한 니로 플러스를 새로운 목적기반모빌리티로(PBV)로 출시해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고,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PBV시장 선점을 위해 오는 2025년 미드사이즈 PBV모델을 출시할 전망이다. 

프로젝트명 SW로 개발되고 있는 이 모델은 기존 니로 플러스와 다르게 개발단계부터 PBV모델로 제작되고 있다. 이 모델을 시작으로 기아는 글로벌 PBV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시도에 도전한다. 

   
▲ 모셔널의 현대차 아이오닉5기반의 로보텍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로봇분야의 사업 역시 모빌리티를 염두해두고 진행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의 경우 공장의 자동화와 연관돼 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개인용 로봇 역시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모빌리티의 일환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당시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쥴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인,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단순한 공장자동화 시스템의 일부에 로봇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미래에는 새로운 모빌리티분야에서도 로봇이 활약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로봇을 활용해 안전관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증사업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는 등 미래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기술선점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으로 모셔널을 세우고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를 활용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증사업에 돌입했다. 

모셔널은 지난 201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행하며 지난 2021년 기준으로 누적 건수 10만 건을 넘어서며 꾸준히 데이터를 쌓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 이외에 LA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의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을 모빌리티로 설정하고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며 "작은 성과물이지만 이런 성과가 기반을 다지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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