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재무적 요소, 기업 평가서 중요도 급상승
안전 관리 지재권 확보·관련 시스템 용역도
콘크리트 기술·디지털 트윈으로 생산성 향상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현대건설이 올해 안전과 품질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에 공사 현장 특성에 맞춰 로봇 시스템을 갖춰 각종 안전 사고 우려를 선제 차단하고 자재의 품질을 높여 전반적인 건설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현대건설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건설 제공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올해 경영 방침으로 정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고금리 등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경제 대국 간 갈등 탓에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며, 복합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윤 사장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상상 이상의 고객 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며 조직 문화와 체질 개선을 당부했다. 아울러 "안전 이슈는 일개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완벽한 안전 관리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달라"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건설 품질을 선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1950년 1월 10일 창립한 현대건설은 경부고속도로·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태국 고속도로·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이처럼 74년 간 쌓아온 고도의 기술력·설계 능력·경험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국내외 토목 사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주거·의료·사무·교육·체육·문화 등 광범위한 종류의 건축물을 시공하고, 재개발·재건축·아파트·주상복합 등의 주택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지난해 현대건설 총 매출은 매출은 21조23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지난해 사우디 마르잔·이라크 바스라 정유 공장·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되고 개포 주공 1단지·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현장 등 국내 주택 부문 실적에 힘 입은 덕이다.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35조4257억 원으로 연간 목표치 대비 124.9%를 달성했다.

   
▲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제공

이 중 도시 정비 사업에서는 9조3395억 원의 수주고를 올려 4년째 1위를 지켰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대비 14.3% 증가한 90조283억 원을 유지해 약 4.2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 현금·현금성 자산은 4조7722억 원, 순 현금은 3조365억 원이다. 신용 등급은 AA-등급으로 유동비율 177.6%, 부채비율 111.9%를 기록했다.

아울러 대규모 청약 미달·미분양 등 건설·부동산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3423억 원 규모의 일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사업과 부산 괴정 7구역 재개발을 필두로 올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탄소 중립과 같은 친환경성과 안전, 품질 등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는 각종 물리적 위험 요소가 상존해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때문에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건설 현장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건설 근로자 인센티브 관리 시스템 및 방법' 제하의 지식 재산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밀폐·협소 공간에 최적화된 안전 보조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고 영상 기반 인공 지능(AI) 사업 관리 시범 운영에도 착수했다. 관련 기초 기술을 통해 질식 사고를 막고, 24시간 무인 감시 체계를 통해 인력 관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현장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통해 안전성과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 로봇개 '스팟'./사진=현대건설 제공

2020년 11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도 적극 활용한다. 여기에는 각종 사물 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해 현장 안전 관리자의 육안 점검을 보완하는 스마트 안전 감시단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개발 단계에 있어 현장에 투입하지는 않고 있지만 공간 계측 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IoT를 활용한 현장 안전 관리 시스템에 관한 외주 용역도 실시했다. 이로써 스마트 건설 기술과 현장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접목시키고, 스마트 폰·IoT 기기를 활용해 근로자로 하여금 실시간 위험을 회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경우 중대 재해 방지에 기여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경위 파악이 용이해진다는 이점이 생긴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현대건설 관계자는 영업 이익 중 50%는 경쟁력 제고와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재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연간 총 5000억 원 이상으로, 이 중 일부는 안전 점검 전담 인력·관리 비용 확대에 쓰인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현대건설은 자체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에 반입하는 레미콘 반죽질기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콘크리트 재료 분리·품질 불량을 미연에 방지하고 초 저수축·고품질 콘크리트를 개발해 일반 콘크리트 대비 80% 이상 수축 감소와 균열 발생 확률을 0%로 수렴케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공기 단축을 위해 조강형 배합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급열 양생 기술로 예측식 제안·급열 거푸집 현장 적용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공사 품질 관리에도 나섰다. 시공 현황과 균열 등이 반영된 혼합 현실(MR)을 활용한 현장 확인 기술을 적용해 3D 스캔 업무와 시공 품질 확보·현장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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