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연 대신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김 본부장은 애널리스트 시절 대입 전략 보고서인 ‘교육의 정석’을 통해 이름을 날렸다. 돌연 펀드매니저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사실 교육의 정석은 일종의 ‘반항’의 결과였다. 교육 분야 애널리스트를 오래했지만 교육 기업의 시가총액이 낮다는 이유로 주요 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에 비해 소외받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견뎌야했다. 그래서 교육 담당 애널리스트도 이렇게 좋은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쓴 게 교육의 정석이다.

김 본부장은 “입시제도가 바뀌면서 교육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결국 교육주에 투자하지 말라고 쓴 것이 교육의 정석이었다”며 “교육 담당 애널리스트를 오래 하다 보니 유아부터 대입까지 입시의 전부를 아우르면서 정리할 수 있었고 그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담당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 프레젠테이션(PT)에 끼워주지도 않는 등 심한 소외감에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에는 ‘소외당하면서 이렇게 120페이지의 보고서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왕 하는 거 끝장을 보자’는 집요한 성격 덕에 오늘이 있는 것 같다”며 “애널리스트가 어떻게 입시 보고서를 이렇게 잘 썼냐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의 집요한 성격을 아는 주위 사람들은 모두 이해를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주식에 빠져있는 만큼 김 본부장이 선호하는 인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호기심과 집요함이다. 호기심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직원에는 다른 부서나 금융투자업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라고 권고한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없던 호기심이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력이 높고 스펙이 좋아도 호기심과 집요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다.

그녀는 “학력을 어느 정도 갖추면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지만 호기심 없이 이 분야에 들어온 매니저는 3년까지는 버텨도 절대 성공하는 매니저는 될 수 없다. 그래서 세계 곳곳의 학교를 다니는 등 특이한 경력의 인재를 좋아한다”며 “이력서에 ‘꾸준한 게 장점’이라고 적은 사람은 바로 탈락시킨다. 그래서 아들이 어떤 소리를 해도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 다 받아준다. 유치원에서 아들의 ‘표현이 특이하고 자유분방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강의를 나가보면 펀드매니저가 요가를 2시간씩 하고 와인바에서 와인을 마시는 걸로 환상을 가진 여대생이 많다. 호기심과 집요함은 주식을 제외한 다른 것이 재미가 없어야 한다. 분산되면 안 된다. 그래야 우리 펀드에 꾸준히 고객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여대생들에 ‘꼴통처럼 세상에 호기심을 가져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주식에만 집중할 수 있기 위해 체력관리에도 늘 신경을 쓴다. 그래서 술도 새 제품이 나와 시음해 볼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마시지 않는다. 삶의 모든 목적이 ‘주식’인 것이다.

그녀는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그 분야에 미친 줄도 모른다. 그럴 정도로 완전히 빠져 있어야 한다. 미친 줄도 모를 정도로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며 “호기심이 있어야 세상 돌아가는 걸 확인할 수 있고 집요함이 있어야 세상의 변화에 맞춰 몰입할 수 있다. 그래야 좋은 주식을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