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패션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평범하고 저렴한 소비에 대한 조롱, 기분 나빠"
[미디어펜=이다빈 기자]'트랜드를 따라가는 것은 트랜디하지 않다'는 의미의 역설적인 신조어가 퍼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들로 코디한 것 같은 패션을 보고 "'무신사냄새'가 난다"라고 하는 식이다. 

'무신사냄새'라는 밈이 획일적인 패션을 조롱하는 부정적인 용어로 사용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SNS에 '무신사냄새'를 해시태그한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쳐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SNS 등을 통해 '무신사냄새'라는 신조어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옷 무신사냄새 나나요?"라는 제목의 스스로의 패션을 검열하는 글도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SNL코리아 시즌3 34화에서도 젊은 남성 신입사원의 차림을 본 회사 동료가 "무신사냄새 지리네"라고 말을 하는 에피소드가 방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무신사냄새'라는 밈에는 무신사에서 구매해 입은 것 같은 패션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온라인을 통해 쓰이고 있는 방식을 자세히 보면 MZ세대 사이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놈코어룩, 시티보이룩 등 남들이 모두 입을 법한 획일적인 유행을 따라가는 패션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됐다.

무신사의 실시간 상품 랭킹을 보면 무채색의 '꾸안꾸' 스타일 아이템들이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처럼 일반적이면서도 유행은 따라가는 코디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용어로 굳혀지고 있다.

'무신사냄새'라는 용어는 무신사가 국내 패션 플랫폼 1위 자리를 지키며 특히 젊은 남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무신사 의존도가 커지면서 나온 역설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무신사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신사가 지난해 말 연간 거래액 기준으로 무신사스토어 상위 100개 브랜드를 선정해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연간 거래액이 2년 만에 7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를 차지한 브랜드의 연간 거래액은 2배 이상 뛰었다. 

무신사가 지난해 11월 열흘간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 '무진장 블프'는 누적 판매액 2135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무신사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의 누적 판매액에 비해 73% 성장한 수치다. 행사에서는 무진장 블프 할인 품목을 포함해 모두 447만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됐다. 

'무신사냄새'가 비하의 용어로 사용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 A씨는 "옷을 고르는 안목이 없는 편이라 무신사에 나와있는 코디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판매 랭킹 순위가 높은 옷 위주로 구매해 입고 다녔다"며 "이제는 이렇게 입는 것도 '무신사냄새'가 난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B씨는 "명품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도 일반적인 10대, 20대 들은 무신사에서 평범하고 저렴한 옷을 구매하는 편인데 이런 걸 '무신사냄새'라고 조롱하는게 기분이 나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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