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제품믹스 변화 주효…매출액·영업이익 '역대 최대'
미국 7만대·국내 10만대 등 올해 전기차 33만대 판매 목표
전기차 판매 확대 추진 등 수익성 방어 집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 100%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 한 해 각종 악재가 쏟아진 데다, 3분기 품질비용 충당금 1조3600억 원을 반영했음에도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에 육박하며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이는 고환율 효과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 미국 딜러 인센티브 감소 등이 현대차의 역대급 실적을 이끌어냈다는 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 현대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미디어펜


다만 올해에도 현대차의 호실적 행진이 이어질지는 물음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신차 수요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악영향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2년 4분기 IFRS 연결 기준 △판매 103만8874대 △매출액 38조5236억 원(자동차 31조5854억 원, 금융 및 기타 6조9382억 원) △영업이익 3조3592억 원 △경상이익 2조7386억 원 △당기순이익 1조7099억 원(비지배지분 포함)이라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8.1% 늘었고, 매출액은 24.2%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119.6%에 달했고 영업이익률 8.7%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판매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회복돼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증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낮은 모습으로 대기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4분기,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이 개선

4분기 판매는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해 연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9만2049대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더불어 아이오닉6의 글로벌 본격 판매 등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호조가 나타나 전년 동기보다 9.3% 늘어난 84만6825대가 팔렸다.

이 같은 판매 확대와 함께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2022년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상승한 1359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하락한 79.8%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판매 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낮아진 11.5%를 기록했다.

2022년 누계 기준(1~12월) 실적은 △판매 394만2925대 △매출액 142조5275억 원 △영업이익 9조81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기차 판매 확대 추진 등 수익성 방어 집중

현대차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을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아이오닉5N 및 디 올 뉴 코나 EV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래수익성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계획 중"

한편, 현대차는 올해 자동차 생산안정화와 판매 확대 등을 기반으로 매출액이 10.5~1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은 여러 대외 환경악화에도 불구하고 생산정상화와 물량증가, 가동률 회복과 지속적 믹스개선 영향 등을 고려해 6.5~7.5%를 목표로 했다.

또 올 한해 10조5000억 원의 투자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양산 차종 수 증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 4조2000억 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 원, 전략투자 7000억 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글로벌 경기 침체 이슈에도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올해 차량용 공급난의 완화가 예상되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보조금 축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제한이 예상된다" 전했다.

구 전무는 "지역별 주력 모델로의 원활한 부품 공급을 통한 생산 최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미국과 유럽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부품의 현지화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33만 대"라며 "주요 신차로는 코나EV, 아이오닉5N, 지난해 말 국내 론칭한 아이오닉6로 이들 모델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미국 조지아 신공장은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배터리를 국산화 하는 부분까지 포함해 보조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상세 계획은 원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2024년 계획한 전기차 현지 생산 전까지 판매 순익에 큰 영향이 없도록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리스 차량은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대상으로 올랐기 때문에 리스 활용한 전기차 판매를 현재 5%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채널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중고차 가격 하락 우려에 대해선 인증중고차 사업으로 선제적 대응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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