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검찰의 재소환 통보에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패배로 인해 우리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해 국민들께서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제가 승자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비교하겠나”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7일 진행된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해 “시간을 끌어 재소환 명분을 만들려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며 조사를 받을 당시부터 재소환을 예고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검찰이) 추가 소환을 하겠다고 해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하냐 물어봤더니 가르쳐 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아시다시피 예정 조사 시간이 얼마 정도인지는 알려주는 것이지만 검찰은 저와 관한 사건에 대해 남은 분량, 소요시간 등을 계속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검찰이) 추가 소환에 목표를 두고 사실상 충분히 심문을 완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일부러 끌어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검찰이) 소환하는 목적이 진실을 규명해서 결론을 내려는 게 아니라 결론을 내놓고 시간을 끌고 짜 맞추기 위해 왜곡하고, 모욕을 주고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기 위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검찰의 3차 소환 조사를 피하지 않고 맞서는 대신 '정치탄압'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소환 조사에 부당함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변호인과 협의를 통해 출석일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소환에 불응할 경우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위험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도부를 향해 “갈등과 분열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마음이 아프더라도 (당에서) 이번에는 절대 오시지 마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도부를 동원한 방탄'이란 비판의 여지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