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서비스 확대‧인버스 상품 각광…"리스크 각별히 유의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해가 바뀌고 국내외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토끼랠리’ 장세가 펼쳐지면서 위험도가 높은 투자방식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침체로 한동안 부진했던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에 시선이 쏠리는 한편, 주가하락을 예상한 개인 투자자들은 곱버스(인버스 2배)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에도 돌입했다.

   
▲ 해가 바뀌고 국내외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토끼랠리’ 장세가 펼쳐지면서 위험도가 높은 투자방식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국내외 증시가 역동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포지션 잡기도 분주해진 양상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 예측이 많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을 것으로 봤던 다수의 투자자들로선 타이밍을 빼앗긴 측면도 있다.

분명한 것은 약 한 달 만에 작년의 극심한 증시부진을 ‘바닥’으로 보는 상승 전망이 확산됐다는 점이다. 고위험 방식으로 알려진 투자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준다.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역시 그 사례 중 하나다.

다음 주인 2월6일부터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CFD의 장전(프리)거래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 정규장은 밤 11시30분부터 새벽 6시까지인데, 프리장을 밤 9시부터 운영해 총 9시간 동안 거래가 가능해졌다.

CFD란 실제 기초자산 보유 없이 기초자산의 변동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전문투자자만 거래를 할 수 있다. 매수뿐 아니라 매도 포지션(하락 베팅)도 취할 수 있고,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쓸 수 있어 투자 역동성이 매우 높은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KB증권‧유안타증권 등은 올해 들어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전문투자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CFD 거래에 대한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 커졌던 때가 있었지만, 작년 증시 부진으로 증거금을 맞추지 못한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는 등 분위기가 급격히 악화된 바 있다. 이러한 CFD 거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곱버스’로 통하는 KODEX(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 ETF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1% 하락할 경우 2%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개인들은 지난달에만 이 상품을 약 710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개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이기도 했다. 개인 순매수 2~3위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1628억원)와 SK텔레콤(1110억원) 매수금액을 전부 합쳐도 곱버스 매수액의 절반도 되지 않았을 정도다.

주가가 오를 때 가격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ETF가 아니라 인버스 상품이 각광을 받은 것은 그만큼 개인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상승세를 맞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 지수가 8% 넘게 상승하면서 곱버스 ETF의 주가는 16% 가까이 급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가 계속 올라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승장에 소외되고 싶지 않은 FOMO(고립공포감)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곱버스 등 인버스 상품은 주가 횡보 혹은 장기 보유시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전략적인 대응이 각별히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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