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일임 불구, 방법론 이견에 국민보고대회 전 당론 채택 못 이뤄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비명계, 강경 대응에 '방탄' 지적 우려
6년만 열릴 장외집회, 대여투쟁 목소리 당론 채택으로 이어질지 관심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당론 채택을 추진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소추'와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법'을 오는 6일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비명계 의원들 사이 강경 투쟁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민생 정책을 비판하는데 열중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민생 정책에 대해 “여론 눈치나 보며 흥정하듯 찔끔 대책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며 “시장만능주의에 빠져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시장방치주의를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4일 개최 예정인 국민보고대회에 앞서 윤석열 정부의 ‘민생’ 문제를 꼬집으며 규탄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국민보고대회의 핵심 논점인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말은 아꼈다. 장외집회가 이 대표 검찰 출석에 앞선 방탄용 집회라는 지적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당위성을 적극 강조했다.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이제 야당의 반격 시간”이라며 “이 장관을 탄핵하고, 김건희 특검을 관철해야 한다. 투쟁하지 않는 야당은 죽은 정당”이라고 역설했다. 제1야당으로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부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으로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도 “(전날 의원총회에) 참석 못 한 의원들의 의견까지 더 수렴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만큼 조속히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비명계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강경 대응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방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민생을 앞지르는 강경 투쟁이 민생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당론 채택을 가로막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당론으로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과 특검 추진을 실패할 경우 총선에서 역풍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론 채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비명계는 장외집회에 대해서도 당위성보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민생 문제도 아닌 대여투쟁을 원외에서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방탄 이미지를 고착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법 당론 채택은 6년 만에 개최되는 장외집회가 결정지을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돼 방탄 지적에 대한 우려가 상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내부에서 이 장관 탄핵과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며 “장외집회에서 해당 문제들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분출될 만큼 이번 주말을 거치며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