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촉진을 위한 이른바 ‘1기 신도시 특별법’ 주요 내용을 공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노후 택지 개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초과이익 환수, 대규모 이주로 인한 임대차 시장 불안 등을 비롯해 특별법 국회 통과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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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국토교통부는 전날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의 광역적 정비 추진을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는 특별법이 적용되는 노후계획도시를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경과한 100만㎡ 이상 택지로 설정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구역으로 지정되면 용적률·건폐율 등 도시·건축규제와 안전진단 규제 등이 완화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비롯해 용적률 규제를 종 상향 수준으로 완화하고 용도지역도 지역 여건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2종 일반주거지역이 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 수준으로 상향될 경우 용적률이 300%까지 높아진다.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은 최대 500%를 적용받을 수 있다. 리모델링의 경우 증가 세대수를 현행 15% 이내에서 더 확대하기로 했다.
또 특별정비구역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에는 통합 심의 절차를 적용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주대책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이주대책사업시행자’를 지정해 이주단지 조성과 순환형 주택 공급을 추진하도록 했다.
아울러 적정 수준의 초과이익 환수를 통해 지역 간 형평성 확보 및 기반시설 재투자 재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공공임대주택 외에 공공분양, 기반시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기여금 등 다양한 방식의 기부채납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번 특별법 주요 내용은 국회 협의 절차 등을 거쳐 2월 발의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법 수혜 대상 지역으로는 분당, 일산, 산본, 평촌, 중동 등 1기 신도시 택지지구를 비롯해 지방 거점 신도시 등이 꼽힌다. 노후계획도시 기준에 따라 서울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양천구 목동 일대 등도 특별법 적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특별법 제정을 통해 노후화가 진행 중인 1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개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후도 기준 또한 재건축 연한보다 짧은 20년으로 설정하면서 미리 정비사업 계획을 설정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990년대 준공 이후 노후도가 깊어지며 주거 질이 하향되고 감가상각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수도권 2~3기 신도시 개발 분양으로 주택 수요 유출 불만이 컸던 노후 택지의 개발 기대감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물망지 대부분 철도 등 광역교통망이 잘 갖춰져 기반 시설이 양호한 데다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용적률 완화로 종 상향과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해 철도 역세권 주변은 고밀·복합개발로 토지효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설물 노후도 기준을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으로 설정하면서 지역 노후도가 가시화하기 전에 미리 정비사업 계획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완화 등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의 적정 수준을 비롯해 이주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 등은 선결 과제라는 분석이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물망지 중 일부는 지역 내 인구 40만~50만명의 대규모 주거지인 만큼 단지별 정비사업 개발 순서에 따른 불만이나 이주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 문제 해결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특별정비구역은 각종 특례가 집중되므로 초과이익 환수의 적정 수준에 대한 논쟁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 또한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 논의 등 신도시 재정비사업의 장애요인은 여전하다”며 “이런 부분이 존치된다면 특별법 정책 효과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침체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비롯해 특별법 국회 통과 여부도 변수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와 경기 둔화, 주택 구입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협의와 법안 통과 여부는 관련 사업에 변수 및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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