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중심 연중 20% 정상가 인하 판매, 비수기 추가 할인
중소농 경영안정지원 및 중장기 수급안정체계 개편도 추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한우 가격 폭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에 한우를 구입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전국 한우가격을 20% 내리기로 했다. 또한 공급 과잉된 한우는 수출을 활용한 신규 수요 창출로 이번과 같은 급락을 억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 풀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사진=국립축산과학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최근 한우 도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 어려움을 완화와 가격하락 문제가 2024년까지 장기화될 것을 고려해 농협,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관련 대책을 논의,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우산업은 사육마릿수가 올해 358만두로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고 도축물량은 95만두로 전년대비 8만두가 증가하며 내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급물량 증가로 인해 한우 도매가격은 추세적 하락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도매가격이 크게 하락해 평년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올해 설 성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2019년부터 공급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우려가 계속돼왔으나 지난 2020, 2021년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수요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가해 사육 규모가 지속 확대됐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증가한 한우 사육마릿수(45만 마리) 중 55%에 해당하는 24만 8000마리는 전체 농가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100마리 이상 농가에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특히 올해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고급육인 한우 수요가 위축될 우려가 있고 직간접 유통비용을 포함한 소매가격 구조상 도매가격이 하락한 비율만큼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적인 수요 창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도매가격 하락세가 심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생산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 50두 미만 사육하는 중소농의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고, 중장기적으로 한우 산업 기반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우 도매가격 연착륙을 통한 2023년 한우산업 안정화를 목표로 2022년 대비 추가 공급 예상 물량 2만 4000톤에 대한 추가 수요 창출을 통해 한우 가격을 안정화시켜 중소농의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협과 협력해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전국 980개)를 중심으로 연중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0% 낮은 수준으로 판매한다. 또한 한우 소비 비수기인 2~3월, 6~7월, 10~12월에 전국적인 추가 할인행사 한우 세일’를 집중 실시하여 수요 감소로 인한 한우 도매가격 급락을 최대한 억제한다.

이를 통해 경쟁사인 대형마트, 온라인몰, 슈퍼마켓, 정육점 등의 한우 소매가격 인하를 유도, 소비자가 한우 가격 할인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비수기에 진행하는 할인행사에는 대형마트도 동참을 유도하고 할인행사 일부 비용은 자조금을 통해 지원해 전국적으로 한우 소비 확대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검역 문제로 인해 홍콩 중심으로 지난해 기준 약 44톤만 가능했던 한우 수출을 오는 5월 우리나라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 예정에 따라 200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말레이시아의 경우 올 상반기 중 한우 도축장의 할랄(halal)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할랄 인증 시기에 맞춰 바이어 및 유통업체 대상 홍보 행사를 통해 한우 수출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농가 경영비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구매자금(올해 총 1조원, 금리 1.8%)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당초 50%에서 60%로 확대하는 한편, 한우 가격 급락으로 경영이 악화된 농가에 대해 농업경영회생자금을 지원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정책자금을 1%의 저리로 대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소농가를 위한 추가 대책도 추진한다. 사료구매자금 우선 지원 농가를 기존의 ‘소 150마리 이하 사육 농가’에서 ‘소 100마리 이하 사육 농가’로 변경하고, 중소농에 대해 조사료 할당관세 물량을 우선 배정한다. 농가의 담보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가축을 담보로 활용한 대출 활성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한다. 농업경영회생자금의 경우, 중소농의 경영 악화 및 지원 시급성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대출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외에도 농식품부는 이번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한우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 중장기 수급관리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빠르게 공급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시장 자율적으로 한우 가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2024년 상반기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감축할 계획이다. 당초 2021년부터 농가 신청을 받아 감축하고 있던 암소 9만 마리에 더해 농가 자율적으로 5만 마리를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며 한우를 100마리 이상 사육하고 있는 대형 농가에 5만 마리에 대한 감축 물량을 배정하고 월별·분기별 출하 계획을 수립해 감축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것이다.

김정희 식량정책실장은 “한우 소매가격은 유통비용으로 인해 도매가격 하락폭만큼 내려가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소매가격은 납품가격과 인건비, 운영비, 이윤 등을 반영해 판매점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농협의 축산물 가격 선도 역할을 강화해 유통채널 간 경쟁을 유도하고 유통비용을 최대한 낮추려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는 한우를 부담 없이 구매하고 농가, 특히 중소농의 경영부담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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