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기사에겐 1km 미만 단거리 배차 제외, 수락률 꼼수로 비가맹택시기사와의 콜 차별
공정위 “94% 넘는 시장점유율로 향후 승객 호출료 및 기사 수수료 인상 우려도 있어”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택시에게 콜을 몰아준 혐의로 257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 ‘카카오T’ 모바일앱./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일반호출에서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 자신의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의 확대 및 호출앱의 지배력 유지 강화를 위해서는 가맹택시 확보가 필요했는데, 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브랜드 홍보, 기사에 대한 프로모션 제공 등으로 장점에 의한 경쟁을 해야 하나,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기사에게 일반호출을 몰아줘 가맹기사의 운임수입을 증가시킴으로써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를 늘리려 했다는 것이다. 

먼저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3월 20일부터 2020년 4월 중순경까지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배차하는 로직을 운영한다고 하면서도 가맹기사가 6분이라는 일정 픽업시간에 있기만 하면 승객이 더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우선해 가맹기사를 배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020년 4월 중순경부터 현재까지 카카오모빌리티는 상기 가맹기사 우선배차에 관한 의혹이 택시기사들,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면서 외부적으로도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해 배차방식을 공정위에 적발되지 않으면서도 은밀히 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수락률이 40% 또는 50% 이상인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이 추천한 기사 1명을 우선 배차하는 로직을 도입해 구조적으로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수락률이 낮은 비가맹기사보다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수락률, 인공지능에 기초한 택시 배차라 객관적이고 차별성이 없는 공정한 배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락률 자체가 비가맹기사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돼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기사의 평균 수락률이 약 70~80%인데 반해, 비가맹기사는 약 10%로 수락률이 비가맹기사에게 불리함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배차의 중요 요소로 의도적으로 도입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호출 수요가 감소해 비가맹기사의 수락률이 높아져 자신의 가맹기사 우선배차 감소가 우려되자 수락률을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또 가맹기사에게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의 단거리 배차를 제외하거나 축소해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를 차별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는 중형택시기사로서 카카오T앱 일반호출을 이용하는 조건은 동일하고,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 배차에 있어 기사의 구분 없이 동등하게 배차를 해야 함에도 불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의 가맹택시 수를 늘리려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를 호출해서 부당하게 차별했으며,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기사 우대배차 행위는 가맹기사의 수입을 비가맹기사보다 상대적으로 증가시켜 비가맹기사가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가 되려는 유인으로 작용하거나, 기존 가맹기사의 탈퇴를 방지해 결국 자신의 가맹기사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 수는 2019년 말 1507대에서 2021년 말에는 3만 6253대로 증가한 반면, 주요 경쟁사업자의 가맹택시 수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들의 점유율도 대부분 하락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위는 택시 가맹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택시가맹서비스의 다양성이 감소되고 가맹료 인상, 가맹호출수수료 인상 등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카카오T앱 호출만을 수행하는 가맹택시 수가 증가하면 그 네트워크 효과로 카카오T앱에 고착화되는 승객과 기사의 수를 증가시켜 일반 호출 시장의 지배력도 유지·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런 호출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이용해 승객의 호출료와 기사의 수수료를 인상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국장은 “이번 조치로 카카오T앱 배차 로직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해 기사들이 공정한 배차를 받게 되고 다양한 택시가맹서비스도 등장할 것”이라며 “또한 모빌리티산업의 혁신과 역동성도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의 이번 시정명령에 따라 의결서 송달 후 60일 이내에 카카오T앱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한 후 그 이행상황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