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물산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법률 대리인이 11년 전에도 외국계 헤지펀드를 대리해 삼성물산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엘리엇의 국내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2011년부터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김 전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부동산투기 의혹 등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다.
넥서스는 김 전 소장의 맏사위 최영익씨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고 장남 김현중씨도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초동에 대부분 위치한 다른 대형 법무법인과 달리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에 위치하고 있다. 판교 테크노벨리에도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22명 규모 중소형 로펌이지만 금융전문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소속 변호사의 과반수가 인수합병(M&A)을 전문분야로 내세우고 있을 정도다.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7기로 과거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의 설립을 주도하고 대표변호사를 맡기도 했다. 우일아이비씨는 과거 영국계 투자회사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지난 2004년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주식 5%를 사들이며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해 말 전량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 헤르메스가 챙긴 돈만 380억원에 달한다. 최 변호사는 2011년 다른 변호사들과 우일아이비씨를 나와 법무법인 넥서스를 설립하고 공동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M&A 분야에 강점을 가진 우일아이비씨 변호사들이 11년 만에 이름만 바꿔 삼성물산을 공격하는 해외펀드를 대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는 이들이 단순 법률대리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해외 헤지펀드가 삼성물산 내부사정을 잘 아는 국내 법무법인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만큼 삼성물산에 대한 전략을 대부분 넥서스가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