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8곳 차입금의존도 30% 넘어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이야말로 비핵심부문을 과감히 털어내고 전문영역 위주로 사업구도를 재편할 적기입니다”
윤상직 산업통산부 장관은 ‘철의 날’ 행사에서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향해 사업구조 재편을 주문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수요 급락과 공급과잉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깊어지는 철강업계의 현 상황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가 난관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개선책을 꺼내들었다. 합병, 워크아웃, 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
|
|
▲ 지난 9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철의 날 기념행사. (사진왼쪽부터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 손봉락 TCC동양 회장,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부회장, 권오준 철강협회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철강협회 제공 |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500대 기업에 든
12개 철강사 가운데
8곳의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겨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
차입금의존도는 총자산
(부채 및 자본 합계
)에서 차지하는 차입금비중을 백분율로 표시한 재무지표다
. 통상 차입금 의존도가
30% 이하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
차입금의존도는 동부제철이
67%로 가장 높았다
. 동부제철은 지난해 동부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채권단의 공동관리
(자율협약
)을 받고 있다
. 올해 동부제철은 동부그룹의 계열사에서도 분리됐다
. 동부제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열연사업부를 해체시키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동부제철에 이어 가장 높은 58.7%의 차입금의존도를 보인 동국제강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지분율 0.23%), 한국철강(2.94%) 등 상장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이어 지난달 포스코강판 주식 58만8000주(9.8%)를 102억8000만원에 매각했고 4월에는 서울 수하동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팔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42.3%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총 47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1일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 합병에 이어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와 강관 부문까지 흡수한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시가총액 10조원의 종합 일관제철소로 재탄생한다.
포스코의 차입금의존도도 30%를 넘겼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철강협회장)은 철의 날 행사 기념사를 통해 “최근 철강업계는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업계 스스로 구조개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업계의 선제적인 대응은 뼈를 깍는 고통의 과정이지만 5년, 10년 후 미래에는 부흥의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비핵심사업 철수를 강조하며 계열사들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힘써왔다.
포스코는 계열사 포스하이알에 이어 두 번째로 포스코플랜텍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해명자료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와 철강업계가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의 위기극복을 위해 사업구도 재편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장관은 “정부도 ‘사업재편지원 특별법’제정을 통해 기업의 자율적인 체질개선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철의 날 행사장에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