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건 후 더불어민주당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단일대오를 주창하며 외면했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탓이다. 특히 이재명 당대표 극성 팬덤으로 알려진 ‘개딸’이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이탈표 색출에 몰두함에 따라 계파 갈등은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점화를 계기로 내홍 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며 개인 사법 리스크에 공당이 얽매여선 안 된다는 지적이 공론화된 영향이다.
이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자진 사퇴론’이 등장. 이재명 중심 단일대오에 빠른 속도로 균열이 발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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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5월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고문이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6월 보궐선거 출마선언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지도부는 비명계의 ‘반란’에 배신자들의 탈당을 거론했던 초기 모습과 달리 소통 강화에 나서겠다고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계파 갈등이 확산될 경우 이 대표에게 제출될 수 있는 추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명계를 자극하지 않고 회유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지도부의 단일대오 재정비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수박 색출’ 작전을 펼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수박이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비하하는 은어다.
특히 이들은 전매특허인 좌표 찍기로 내부 결속을 저해하고 있다. 이탈표 사건과 무관한 이낙연 전 대표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에 소극적인 의원들의 공천 살생부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팬덤 정치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무분별한 공세는 단일대오 이탈 조짐을 보인 비명계를 향한 경고에 목적을 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이 대표가 공들여 왔던 단일대오 붕괴만 가속화하는 악화일로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개딸의 폭력성에 주눅보다 반발심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비명계 중진 의원으로 알려진 이상민 의원이 수박 색출 작전에 “나치의 십자가 밟기”라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폭력성을 지닌 개딸의 ‘이재명 사수’ 전략은 오히려 이 대표에게 독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피고인 신분으로 3일 첫 재판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계파 갈등을 자극하는 행위는 곧 이 대표 사퇴 명분 누적과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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