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2800억원 펀드 조성·사모채 및 P-CBO 발행으로 자금 조달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태영건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단기적인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약 3조 원 중 미착공이거나 분양 초기 사업장 규모가 1조 7000억 원에 달해 우발채무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 태영건설 CI./사진=태영건설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2일 한국투자증권과 보증 PF 차환 자금 조달을 위한 28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투자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펀드에는 태영건설이 800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 원을 납입하게 되며, 해당 자금은 태영건설이 진행하는 사업장의 PF 유동화증권 매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한국투자증권의 자금납입분에 대해 별도의 자금보충 약정과 함께 경북 경주시 소재 골프장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번 투자 협약을 비롯해 TY홀딩스로부터의 자금차입 등 유동성 확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단기적 재무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1월 모기업 TY홀딩스로부터 4000억 원을 장기 차입했다. 지난달에는 산업은행을 통한 사모사채 1000억 원, 신용보증기금 P-CBO 3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1400억 원 규모의 공모사채 상환자금을 마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일련의 유동성 확보로 최근 금융시장 내에서 PF유동화증권 등이 정상적으로 소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차환에 대부분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올해 자금소요에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말 2925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4556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4분기 특수관계자 유동화증권 매입과 자금대여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60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태영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PF 유동화증권과 차입금 중 1조 원의 만기가 올해 중으로 도래한다. 

이에 한신평은 분양 경기 영향과 태영건설의 PF보증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말 별도기준 태영건설의 PF보증 약 3조 원 가운데 본PF 전환 이후 공사비 확보가 가능한 수준인 75% 이상 분양률을 기록한 사업장은 1조 1000억 원, 준공 후 임대분양 예정인 현장은 2000억 원 규모다. 

이를 제외하면 착공 이후 분양 초기 및 분양 예정사업장은 4000억 원, 미착공 예정사업장은 1조 2000억 원 규모다. 이 사업장들은 분양 경기 저하 국면에서 태영건설의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양 경기 침체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점은 공사비 회수 지연, PF우발채무 현실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방에 위치한 미착공 현장을 중심으로 PF보증 현실화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