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작물직불제, 지자체 감축협약, 비축농지 타작물재배 등 대책 마련
쌀 45만톤 시장격리시 약 1조 원 세금 지출, 목표 달성시 4400억 절감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양곡관립법 의무매입, 쌀 수급불균형 심화 초래”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공급과잉으로 인한 쌀 산지가격 하락 예방을 위해 ‘쌀 적정생산 대책’을 추진한다. 

   
▲ 벼 수확 장면./사진=경기도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해 적정 벼 재배면적을 69만 헥타르(ha)로 보고 지난해 72만7000ha 대비 3만7000ha 감소를 목표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쌀 소비는 매년 감소하는 반면 2021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37만5000톤 증가(10.7%)하면서 지난해 쌀값이 연초 20kg당 5만889원에서 9월 말 4만393원까지 하락하며 유례없는 쌀값 하락을 경험했다. 

이에 정부가 45만 톤이라는 대대적인 시장격리를 추진해 쌀값이 10월 초 4만6994원까지 회복되는 등 쌀 시장에 큰 변동성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농가와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시장격리에 많은 재정이 투입됐다. 쌀 45만톤 시장격리시 약 1조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구조적인 공급과잉 완화 및 적정생산 유도를 위해 전략작물직불 도입, 논타작물 지원 강화 등 대책 추진을 통해 사전적으로 벼 재배면적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신규 도입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활용해 1만6000ha를 줄이고, 지방자치단체 자체예산과 벼 재배면적 감축협약 등으로 1만ha, 농지은행 신규 비축농지에 타작물 재배로 2000ha, 농지전용 등 기타 9000ha 등으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전문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목표 달성 시 현재 추세로 쌀 생산이 이뤄질 때보다 수확기 산지쌀값은 약 5% 상승하고, 격리 비용은 약 4400억 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을 콩, 하계조사료 등 타작물과 가공용 가루쌀로 전환함으로써 식량자급률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벼 이외 콩, 가루쌀, 하계조사료 등 타작물의 생산 확대와 더불어 농가 판로 확대 및 안정적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논콩과 가루쌀 재배농가의 판로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 공공비축을 강화한다. 콩은 최대 6만 톤까지 매입하며, 논콩의 경우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량 정부가 매입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2023년산 콩 매입 단가를 kg당 4800원(특등 기준)으로 인상하고, 수입콩 원산지 단속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루쌀은 올해 전문생산단지(38개소)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초기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생산단지에서 생산되는 가루쌀 전량을 정부가 매입해 식품기업에 안정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논콩, 가루쌀 등 논타작물 신규 전환 농가 지원과 대규모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전문생산단지 육성 및 시설·장비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배수개선 등 생산기반 조성도 지원한다. 

하계조사료의 경우, 조사료 단지, 경축순환단지 등 참여농가에 사일리지 제조비와 종자비를 지원하고, 신규 농가 대상으로 전담 기술 지원단을 4월부터 9월까지 운영하며 조사료 생산에 필요한 기계·장비 지원사업을 우대한다는 계획이다.
  
판로 확보를 위해서는 한우농가, 낙·축협, TMR(사료) 공장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150톤 이상의 하계조사료를 구매하는 농가 등에 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새로이 마련했다. 하계조사료를 활용한 농가 자가배합비율 및 TMR 배합 설계를 지원(국립축산과학원 연계)해 농가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벼의 수량성 위주 재배 관행에서 탈피하고 고품질 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다수확 품종 재배를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쌀 수급 안정에 부담이 되는 다수확 품종을 밥맛 좋고, 재배 안정성이 높은 고품질 품종으로 전환시킨다는 기본 방향하에 다수확 품종에 대한 공공비축 매입을 2024년부터 제한하고, 정부 보급종 공급도 2025년부터 중단할 계획이다. 

향후 신품종 개발 목표도 수량성을 제외하고 밥맛 중심으로 전환하며 가루쌀 등 산업체 요구 품종 육성 및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 지난 1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의의 건이 통과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현재 쌀 시장의 구조적인 과잉 해소 및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벼 재배면적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농업인, 지자체, 농협, 농진청 등과 함께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며 “쌀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충돌되는 부분이 없는지에 대해 묻자, “양곡관리법은 일정한 조건하에 생산되는 물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부분으로, 현재 국회 수정안 내용까지에서는 충돌되는 측면은 없다”고 답하면서도 “(농식품부가)가장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의무매입을 제도화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과잉이 해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같은 공급과잉문제는 의무매입 같은 정부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쌀농사를 짓는 게 유리하다’라고 농가들이 보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여기에서 벼를 재배하는 농가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하게 되면 결국 쌀과 다른 품목의 격차는 점점 커질 수밖에는 없다”고 꼬집었다. 

김 차관은 “의무 매입이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의무매입을 제도화하는 것은 저희들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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