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메이킹 '치열'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이동통신사가 ‘최초’란 타이틀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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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부사장이 지난 15일 광화문 사옥에서 KT의 5G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KT제공 |
1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LTE 서비스와 와이파이를 묶는 기가 LTE 서비스를 시연하고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의 행보에 보도자료로 이의를 제기하고 같은 날 서비스 시작을 공표했다.
SK텔레콤 측에 따르면 이미 지난 달 관련 서비스를 발표했기 때문에 KT의 세계 최초 타이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도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달 중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보도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의 주장은 이렇다. KT의 기가 LTE 기술의 앞선 상용화가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갤럭시S6,갤럭시S6엣지 펌웨어 업데이트 관련 협상을 먼저 마무리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기술의 독보적 보유는 아니라는 것.
이처럼 이통사가 ‘세계 최초’ 타이틀에 민감한 이유는 기가 LTE가 5G 핵심기술로 평가되는 이종망 융합기술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내걸었을 때 통신사 입장에서 기술 선도적 이미지를 내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지니고 있는 의미가 크다. 같은 기술임에도 통신사마다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세계 최초를 내건 이유가 거기에 있다.
결국 이통3사는 ▲SK텔레콤 ‘밴드 LTE와이파이’ ▲KT ‘기가 LTE’ ▲LG유플러스 ‘기가 멀티패스’로 서로 다른 상호명을 채택해 논란을 종식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이통사의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은 사흘 뒤 4세대(G) 이동통신 기반 고품질 '음성통화서비스(VoLTE·Voice over LTE)'의 부문에서 재점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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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의 ‘band LTE WiFi’ 네트워크 개념도/ 사진=SK텔레콤 |
미래부는 17일 같은 이동통신사 가입자끼리만 가능했던 VoLTE를 이통3사 간 연동이 가능하도록 상용화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또 다시 ‘세계 최초’ 수식어를 두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KT는 이통3사간 연동은 세계 최초가 맞을지 모르나 VoLTE 기술개발에 관해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KT는 2012년 7월 VoLTE 시연을 강조해 기술 자체는 KT가 최초가 맞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않고는 함부로 최초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며 “그 점에 있어서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에 반박해 같은 해 SK텔레콤은 ‘HD Voice’, LG유플러스는 ‘지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맞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최초라는 것은 확인된 사실에 대해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며 “관점의 차이는 있으나 허위 사실이 아니기에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최초라는 표현에 전혀 겁내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통사간 ‘세계 최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신기술을 선보일 때마다 이통사는 저마다 국내최초, 세계최초를 내걸었고 이는 법적공방까지 번졌다.
실제로 지난해 3밴드 LTE-A 서비스 최초 상용화를 두고 SK텔레콤과 KT간 치열한 법정싸움은 KT의 승소로 일단락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