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나와 만나 38년 동안 고생만 하다가 이제부터 호강할 때에 돌아가시니….”-남편
“지난날들 엄마 딸로 살아와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남은 날들 엄마 딸로 열심히 살게요…다음 생애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엄마 사랑해요”-딸
“비록 아버지의 임종은 지키지 못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꼭 지켜주실 것이라 믿습니다.”-아들
메르스 사망자가 23명으로 늘면서 유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들도 줄을 잇고 있다. 격리 조치로 인해 메르스 환자 유가족들은 마지막 임종도 지키지 못하는 기막힌 생이별에 목 메어 했다. 지난 16일 대전 을지병원의 60대 여성 환자 ‘편지임종’에 이어 18일에는 보름 앞서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가 뒤를 따르는 첫 메르스 부부 사망자 나왔다.
| |
 |
|
| ▲ "다음 생애도 엄마 딸로"…메르스 부부 사망 유가족 사연 '울컥'. 메르스 부부 사망자가 처음으로 나오는 등 메르스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유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들도 줄을 잇고 있다. |
이날 새벽 대전 충남대병원에서 숨진 82번(여·83) 환자는 지난 3일 사망한 36번(82) 환자의 아내다. 국내 첫 메르르 부부 사망자로 기록됐다.
남편은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고 아내는 남편을 간호하다 같은 병실에 있던 16번(40) 환자에게 감염됐다. 부부가 메르스 감염으로 숨진 것은 처음이다.
메르스 부부가 사망한 가운데 메르스 부부의 아들이 지난 14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 내용이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메르스 부부의 아들은 당시 "메르스로 떠난 아버지의 임종도 지켜 드리지 못하고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제는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머니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날을 온 가족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꼭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들의 바람과는 달리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메르스로 잃고 말았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대전 을지병원에서는 60대 환자에게 보내는 남편, 아들, 딸의 ‘편지 임종’으로 울음바다를 이뤘다.
60대 환자 남편의 간절한 부탁으로 간호사들이 대신 읽은 ‘편지 임종’은 차마 다 읽지 못하고 3명의 간호사가 돌아가며 눈물반 울음반으로 전해졌다.
남편은 편지에서 “38년동안 고생하고 보람 있는 일도 많았는데 갑자기 당신과 헤어지게 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이제부터 호강해야 할 때 돌아가시니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이세상의 모든 근심 떨쳐버리고 천국에서 행복하게 남은 우리들을 지켜봐 주시오”라고 애절함을 전했다.
이 환자의 아들은 “얼굴 한번 보여주는 것이 이리도 힘들까.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 받아들이고 엄마가 이 순간 편안하시길 바랄뿐입니다”라며 마지막 이별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딸은 “그동안 엄마가 주신 사랑으로 아이들도 그렇게 사랑으로 키울게요.…다음 생애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그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