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77%, 통신비 인하효과 "글쎄"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가계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출시된 데이터 요금제가 소비자들 사이 ‘온도차’로 ‘계륵’으로 여겨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가계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출시된 데이터 요금제가 소비자들 사이 ‘온도차’로 ‘계륵’으로 여겨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SK텔레콤·KT TV 광고화면 캡처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가 앞 다투어 선보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 한 달여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넘어섰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170만명, KT 81만명, LG유플러스 55만명으로 총 306만명이다.

KT는 지난달 8일, LG유플러스는 같은 달 15일, SK텔레콤은 20일 요금제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고 3사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 체제로 전환한 지 일주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하고 지난 3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단기간 가입자 유치기간으로 소비자들의 통신비 절감 효과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데이터 요금제의 실효성은 폭발적인 가입자 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엇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가계 통신비 인하에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통신비 인하 폭은 미미한데 업계와 미래부가 부풀려 홍보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참여연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우리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통신비 인하 효과’에 따르면 효과가 미미하다(31.6%)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효과가 없다(22.9%), 요금이 인상됐다(22.7%)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반면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10.5%)이라는 응답은 가장 적었다.

응답자 77.2%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인하 효과에 의문스럽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이러한 체감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구조가 음성 통화에서 데이터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가계 입장에서 통신비용이 절감됐다는 체감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기존 요금제와 큰 가격 차이가 없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기존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했던 소비자는 통화 무제한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

더불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란 명칭이 무색하게 데이터 제공량이 너무 적다는 불만도 나온다. 최저 기본요금의 경우 기존 요금제 대비 제공되는 데이터가 많지 않아 실제로 해당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소비자의 선택일 뿐”이라며 “통신사 입장에서 혜택을 늘린 것이지만 만인에게 적용은 힘들다. 강요가 아닌 만큼 소비자의 패턴에 따라 유리한 요금제를 채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