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열어 장비 투입 막고, 레미콘 운송 중단 등 과징금 1억 6900만원 부과
“공동 이익 위해 조직한 단체는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공정거래법 적용돼”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가 건설현장에서 강제 철수 및 비구성사업자와의 거래 단절 강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다 경쟁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다. 

   
▲ 건설현장(기사내용과 무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건설기계지부가 부산지역 건설현장에서 구성사업자에게 강제 철수 지시 및 경쟁사업자와의 거래 거절을 강요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 6900만원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또한 전국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울릉지회가 구성사업자의 건설기계 임대단가를 일방적으로 결정·배포한 행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조치했다.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신고인(구성사업자)이 2019년 8월부터 부산 북항오페라하우스 건설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부산건설기계지부가 해당 현장은 단체교섭대상이므로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할 것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건설기계지부는 ‘개인(구성사업자)이 2개 현장을 영업한 경우 이 중 1개의 현장은 지부 소속 지게차 지회가 관리한다’는 지게차지회 내부규칙에 따라 지부 간부(구성사업자)를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신고인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부산건설기계지부는 2019년 11월 지부 간부의 지게차를 일방적으로 투입해 신고인을 현장에서 철수시켰고, 같은 해 12월 ‘조직의 질서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명했다. 이에 신고인은 북항 오페라하우스 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났다. 

공정위는 “사업자단체의 구성사업자는 독립된 사업자로서 거래상대방, 거래 여부, 거래내용 등의 사업활동을 자유롭게 선택·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건은 구성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영업해 확보한 건설현장에서 의사에 반해 철수를 지시하고 다른 구성사업자에게 일감을 배정한 것으로 구성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위는 건설노조가 사업자단체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공정위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의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성은 이미 지난해 12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인정된 바 있다”고 못 박았다.

또한 수급사업자 A사는 임대차계약을 맺은 지부 구성사업자들이 굴착기 운행을 임의로 중단하자, 건설기계연명사업자협의회 소속 5개 대여업자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부산건설기계지부는 2022년 2월 11일부터 2월 17일까지의 기간동안 건설현장에 장비가 투입되지 못하도록 집회를 실시하는 등 현장을 봉쇄했다.

이에 더해 레미콘 운송을 거부해 레미콘 타설 공정이 중단됐으며, 시공사 ㈜서희건설이 진행하는 타 건설현장에서 구성사업자들의 건설기계 운행도 중단시켰다.

피해를 우려한 A사는 비구성사업자 장비 배제, 지부에 장비 배차권 부여, 건설기계 임대료 단가 인상 등의 부산건설기계지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협약을 체결해 기존 5개 대여업자의 굴착기 사용을 중단(계약해지)하고 지부 구성사업자의 장비를 임차했다.

또 다른 현장에서는 수급사업자 B사가 2021년 5월 지부 소속이 아닌 사업자와 건설기계장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 2021년 5~6월경 부산건설기계지부 및 굴삭기지회의 간부들이 B사에 이들 사업자의 건설기계를 현장에서 배제하고 자신의 구성사업자 건설기계를 100%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를 관철하기 위해 2021년 6월 17일부터 4일간 B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43일간 B사의 계열사가 시공 중인 타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운송을 중단했다.

결국 피해를 우려한 B사는 비구성사업자와의 거래를 거절하고 부산건설기계지부와 협약을 체결해 8월부터 구성사업자의 굴착기를 임차하게 됐다.

또한 B사는 2021년 8월 비구성사업자 소속 25톤 덤프트럭을 임차했지만, 지부는 이들을 현장에서 배제할 것도 추가로 요구해 거래를 중단하고 9월부터 구성사업자의 25톤 덤프트럭을 임차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위는 “부산건설기계지부가 건설기계대여를 독점하기 위해 건설사에 비구성사업자의 현장 배제(거래거절)를 요구하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건설사의 거래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 행위로써 비구성사업자와의 거래거절을 강요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기계 대여사업자들이 공동의 이익증진을 위해 조직한 단체는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이므로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임을 재확인했다”며 “이번 제재를 통해 건설기계 대여시장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기계 대여시장에서 사업자단체의 위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동일한 위법행위를 하는 경우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고발해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