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분리교섭 승인으로 상견례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첫 대화테이블은 오리무중이다.
2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와의 첫 번째 상견례 날짜는 아직 조율 중이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교섭장의 문을 열어놓고 사측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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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 결과가 나오는 29일까지 회사 측의 대응상황을 지켜본 뒤 파업 찬반투표 등 후속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현대중공업노동조합 홈페이지 |
일각에서는 빠르면 이번주 화요일과 목요일인 23일과 25일에 첫 번째 상견례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회사 측 관계자는 “노조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교섭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사측과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다”며 “첫 상견례 날짜는 노조와 의견을 조율해 새롭게 날짜를 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이미 4월에 공문을 보냈고 그 동안 노조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섭을 지연시킨 것은 사측”이라며 “교섭장은 열려있으니 사측이 참석하면 되는 일, 상견례 일정을 다시 잡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노조는 지난 1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대의원의 만장일치로 쟁의행위 발생 결의가 통과됐고 다음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결과는 10일 이내 통보될 예정이다.
노조는 조정신청 결과가 나오는 29일까지 회사 측의 대응상황을 지켜본 뒤 파업 찬반투표 등 후속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올 임협에서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성과금 250% 보장, 기본급 3%를 노후연금으로 적립하는 노후연금제도 시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를 적용해 임금·직급체계·근무형태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노사 각 3인), 성과 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도 원하고 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억7000만달러에 그쳤던 수주규모가 지난달에만 1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실적회복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수주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사측이 사실상 파업의 절차를 밟고 있는 노조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노사의 첫 교섭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