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가격대비 적은 보조금 사라진 가격 경쟁력
[미디어펜=김태우기자]최근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바람이 거센 가운데 정부의 늑장 행정과 부족한 지원으로 순풍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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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배터리 팩 기술을 선보이며 북미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삼성SDI./삼성SDI |
친환경을 부르짖는 정부부처들의 주장과 달리 적은 보조금과 추가 예산확보를 위한 절차가 지연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기술이 적용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등의 국내 출시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배터리 분야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술이 정작 본국에선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기업인 삼성SDI와 LG화학은 세계 최고수준의 배터리 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로 수입차에 들어가는 삼성SDI의 배터리 팩 기술이지만 정작 업체들이 국내 출시를 망설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시장에 PHEV의 출시를 망설이는 이유는 정부보조금 때문이다.
유가폭락에도 HEV차량이 선전을 하고 있는 국내실정이지만 고가의 HEV차량보다 더 비싼 PHEV가 가격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PHEV는 연비나 기술력 면에서 HEV보다 월등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기준에선 전혀 다른 두 차종을 동급으로 구분해놓기 때문에 똑같은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두 차종의 보조금을 차등지원으로 차량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제대로 된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아무리 친환경으로 흘러가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외면 받는 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PHEV에 제공되는 보조금은 500~800만원 수준이지만 국내에선 10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개별소비세(130만원)와 취등록세(140만원), 도시철도채권매입(40만원) 등의 세제 감면 해택을 받아도 국내 소비자들이 PHEV구매시 받을 수 있는 비용은 400만 원선 이다. 해외에 비해 약 50%가량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PHEV의 보조금이 적은 이유는 현재 국내 관련법상 HEV와 동급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PHEV는 HEV보다 상위개념의 기술이 적용되어있는 차다. 내연기관의 힘을 이용하면서도 전원을 연결해 순수 EV차량과 같이 사용하며 순수 EV모드로도 약 30Km이상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EV모드에서 배터리의 전원이 소진되면 자동으로 하이브리드방식으로 전환되어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은 연비와 함께 친환경성이 강화된 차량이 PHEV다. 하지만 EV기술과 HEV기술이 동시에 적용되며 제조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보안해 줄 수 있는 것이 정부 보조금이나 현재 HEV와 동급으로 취급되며 같은 보조금이 지원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정부가 주장하는 친황경에 발맞춰 PHEV 차량을 쏟아내는데도 정작 정부에선 관련법 선정에 늑장 행정으로 소비자들 역시 혜택을 늦게 받아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곳곳에서 이런 불만들이 나오자 뒤늦게 환경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PHEV의 증가된 보조금을 추가했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PHEV의 환경기어도 등을 조사 후 관련기관과 협상을 통해 차등적용 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다”고 환경부 담당자는 말했다.
이런 환경부의 늦장대책으로 PHEV출시를 앞두고 있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의욕도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팩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우수성을 정작 본국의 국민들은 누리지 못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으로 좀더 발전된 친환경기술을 국내 소비자들이 체험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