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많은 데이터구간, 적용 요금제 없어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통신비 절감을 앞세운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통신비 절감을 앞세운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미디어펜

25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가입자 360만명을 넘어섰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통화와 문자의 제한을 풀고 사용자가 데이터 사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더불어 기존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게 출시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이통사의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소비자 부담금이 결코 저렴하지 않고 데이터 수요 증가에 따른 이통사들 입맛에 맞는 요금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17일 참여연대와 우리리서치가 진행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해 77.7%가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인하 효과가 있다는 응답은 10.5%에 불과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이통사의 광고와 달리 데이터 수요 증가에 발 맞춘 통신사의 전략일 뿐이라는 주장도 거론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데이터 트래픽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데이터 트래픽 수치는 2만9748TB(테라바이트)에서 13만8121TB로 늘어나 3년 만에 데이터 트래픽이 5배 가량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가 공시지원금에서 데이터 제공량으로 이동하는 이통시장 추세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이통사들의 움직임이라고 내다봤다. 실상 이통사를 위한 수익구조의 변화를 소비자 중심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다는 주장이 거론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이통사의 꼼수라는 논란은 가계 통신비 인하 실효성에서 재점화됐다.

미래부의 조사에 따르면 월 평균 휴대폰 이용자 데이터 사용량은 4~5GB(기가바이트)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구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는 실제 사용 데이터양보다 많은 6GB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2~3GB의 요금제를 써야한다. 높은 요금제의 경우 소비자 부담금이 높아지고 낮은 요금제의 초과 데이터 사용으로 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통신사는 차례로 부가서비스를 출시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 보완에 힘썼다. 그러나 이 역시 실질적 요금 인하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업계 종사자는 일침을 놓았다.

또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기존 요금제에 비해 기본 제공 데이터량이 적어 저렴한 요금제를 쓰는 고객이 한정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저렴한 요금제의 경우 부가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통신비 증가로 부각될 수 있다.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소비자 혜택을 강화시킨 것”이라며 “기존 요금제에서 4~5GB의 데이터를 제공했다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 그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6GB 이상 데이터를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