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비슷한 가격대 신차 '전성시대'

[미디어펜=김태우기자]서울 동작구에 사는 30대 초반 직장인 김 씨는 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최근 출시된 신차들과 앞으로 나올 신차들을 알아보고 차량선택을 하던 중 깊은 고민에 빠졌다. 차를 구매하기 위해 잡은 예산 3000만 원대의 차량이 너무도 다양하고 종류가 많아서다.

   
▲ 하반기 치열한 경쟁을 펼칠 3000만원대 소형 수입차와 중형 국산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BMW 뉴118d, 아우디 A1, LF소나타, 신형K5, (가운데)푸조 308./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불모터스
또 같은 가격대에 차급을 낮추면 수입차까지 구매가 가능한 현실은 김 씨의 밤잠마저 설치게 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운동성을 지닌 수입소형차를 선택할 것인지와 조용하고 편안하고 넓은 공간이 확보되는 국산중형세단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런 김 씨는 어떤 차를 선택할 지에 대한 고민으로 밤마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든다.

위의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하반기 신차 구매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같은 가격대에 있는 수입소형차와 국산 중형차를 놓고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점차 실용성을 따지는 소비문화가 정착화 되는 것과 함께 관세의 하락으로 비교적 저렴해진 차량의 가격, 공격적인 수입차들의 마케팅 전략 등으로 수입차구매가 점차 쉬워지며 첫차를 수입차로 고르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가 급성장 한 시기인 2010년 3861대였던 것과 달리 5년만인 현재 856%가 성장한 3만6912대로 증가했다.

수입차의 높은 성장세를 이끈 것에 1500cc미만의 소형차의 견인차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즉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소형 수입차보다 넓은 실내공간으로 중형 국산차를 선호 했던 사람들이 차급을 바꿔가면서 수입차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이동은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우선은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지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소형차를 선택했고 갈수록 심해지는 주차난을 비롯해 큰 차에 불편을 느낀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선택하기도 했다.

또 중형차의 묵직한 승차감보다 경쾌하고 날렵한 주행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소형차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어 과거 불편했던 서비스품직이 개선과 다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입차를 선택하는데 걸림돌이 제거된 것도 많은 젊은 고객층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데 한 몫 했다고 소형 수입차 구매자들은 입을 모았다.

김 씨와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하는 차량들로는 최근 출시된 아우디A1이 있다. 이차는 아우디코리아가 지난 18일 국내에 출시한 해치백 스타일의 소형차로 주고객층이 20~30대의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진중한 매력의 아우디와 다르게 가장 작은 차급으로 단단하고 귀여운 외형을 지니고 있다. A1의 가격은 3270만∼3720만원이다.

이보다 몇일 앞서 출시한 BMW코리아의 뉴1시리즈도 소형차에 속한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인 BMW 118d 스포츠는 소형차중 유일한 후륜구동인 것이 특징이다.

i드라이브 시스템, 6.5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등 편의성과 안전을 위한 고급사양이 대거 탑재된 이차의 가격은 3890만원이며 17인치 경합금 휠 등을 갖춘 뉴 118d 스포츠 런치 패키지는 3950만원이다.

소형 해치백의 소리 없는 강자 푸조의 308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의 호불호가 명확했던 MCP미션을 과감히 배제하고 6단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무엇보다 2950만~3190만 원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형수입차를 원하는 고객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것이 강점이다.

이 밖에 앞으로 출시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A클래스’와 소형 해치백의 절대강자 폭스바겐의 골프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면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중형차들의 신경전도 대단하다.

우선 사전예약부터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신형 K5가 있다. 이번 신형K5는 2개의 외관과 함께 7개의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현대자동차의 LF소나타도 1.6 GDI터보와 1.7디젤 모델을 추가하며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고객층을 포함한 다양한 고객층의 공략을 위해 노력중이다.

친환경차의 대명하인 LF소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모델도 출시가 예고 되어있다.

이런 시장의 흐름에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선진화된 소비문화로 폭넓게 차량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차급의 차량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 다양한 신차들의 경쟁에서 어떤 차가 승전보를 알릴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