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SK와 SK C&C의 합병이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배당이 크게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는 26일 오전 서울 서린동 본사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 C&C와의 합병계약 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은 SK C&C가 지주사인 SK를 지배하고 SK는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는 기존의 '옥상옥'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일원화된 사업형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합병은 SK C&C가 SK를 흡수하는 방식이지만,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를 쓰게 된다.
이날 주총 자리에서 양사의 합병이 결정되자 조대식 SK 사장이 “통합지주회사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합병으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양사 합병에 대해 강하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조 사장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합병을 통해 다양한 사업군의 자회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인한 배당확대 역시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와 SK C&C의 합병으로 인한 신사업 진출 등으로 주주가치는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배당성향은 지난해 17% 대비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까지 자회사로 편입한다면 배당 매력이 최소 2배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 연구연은 “합병 지주사인 SK의 다양한 신사업 모멘텀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합병으로 지난해 2875억원에 불과했던 SK C&C의 상각전이익(EBITDA)이 1조153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SK바이오팜, SK E&S 등 우량 자회사를 편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옥상옥의 불안정한 지배구조가 해소되면서 지주회사에 대한 직접지배로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합병으로 최태원 회장은 합병법인의 지분 23.2%를 확보하며 그룹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의 동생인(특수관계인)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지분 7.4%를 합하면 최 회장 일가의 통합법인 지분 비율은 30%를 넘게 돼 안정적인 지배구조에서 사업형 지주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사업형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될 통합지주회사는 가파른 성장성과 높은 배당성향을 겸비한 매력적인 주식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