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 수는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치사율이 높아 지면서 얼굴조차 못보고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유가족들의 아픔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아내에게 임종편지를 보낸 남편의 따뜻한 감사 편지가 메르스를 극복해 나가는 이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메르스에 걸려 아내는 병원 중환자실에, 가족들은 격리된 채 그리워 하다가 아내의 임종을 앞두고 남편은 아들, 딸과 함께 쓴 편지를 전하며 간호사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다. 만날 수가 없으니 대신 읽어만 달라고.

   
▲ "간호사님 식사라도 한끼"…메르스 '임종편지' 남편의 감사편지./메르스 꼭 알아야 할 10가지.
애절한 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간호사들은 의식이 없는 환자 앞에서 유가족들이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바다를 이뤘다. 아내는 임종편지 후 5시간만에 숨을 거뒀다. 그리고 9일째 되던 24일 남편은 메르스 코호트 격리가 풀린 이 병원을 남편이 다시 찾았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16일 ‘임종편지’ 후 숨을 거둔 환자(65·여)의 남편 이모(63) 씨가 대전 을지병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당시 임종편지를 부탁했던 간호사를 찾아 “간호사님들이 힘들었겠지만 아내의 임종을 대신해 줘서 고맙다”며 봉투를 내밀었다. 규정상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지만 난감한 표정을 짓는 이씨를 지켜보던 간호부장은 받으라고 눈짓을 했다.

봉투 뒷면에는 아내를 간호해 준 간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편지로라도 임종을 할 수 있도록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르스 격리가 해제되어 이제 몸을 추스를 시간이 왔네요. 약소하지만 여러분 식사 한번 하시도록 넣었습니다”라며 보호자인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당시 간호사들이 대독한 편지에서 이씨는 “나와 만나 38년 동안 고생만 하다가 이제부터 호강할 때에 돌아가시니….”-남편

“지난날들 엄마 딸로 살아와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남은 날들 엄마 딸로 열심히 살게요…다음 생애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 엄마 사랑해요”-딸

“비록 아버지의 임종은 지키지 못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꼭 지켜주실 것이라 믿습니다.”-아들

이 편지를 읽으면서 간호사들은 눈물을 쏟았다. 간호사들은 “편지를 읽어 준 것밖에 없는데 이렇게 감사 인사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저희가 힘든 걸 알아주시니 헛되지 않네요. 감동이에요”라며 그동안 너무 힘들어 간호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이렇게 알아 주시는 분이 있어 힘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