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불똥에 국내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9.77포인트(1.42%) 내린 2060.49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중 2054까지 밀리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간신히 2060선을 지켰다.
구제금융 협상 결렬로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각각 장중 8%, 3% 가까이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나흘 만에 1079억원 규모를 순매도 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22억원, 21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순매도를 보여 전체적으로는 416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업종이 약세였다. 증권이 5.75% 급락했고 운수·창고(-3.78%), 기계(-3.64%), 종이·목재(-3.41%), 건설(-3.29%), 의약품(-2.98%) 등의 낙폭도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2거래일 연속 소폭 올랐고, SK하이닉스는 4거래일만에 1.4% 반등했다. 제일모직과 현대모비스, 신한지주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락앤락이 중국 법인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12% 넘게 급등했다. 다우기술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가능성이 높아지며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삼성생명과 NAVER, SK텔레콤, POSCO, 삼성에스디에스가 나란히 1% 대로 하락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도 실적부진 전망에 동반 내림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17.46포인트(2.33%) 내린 733.04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한때 740선 중반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31억원, 9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은 32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출판매체복제, 인터넷, 유통, 방송서비스, 통신방송서비스 등만 상승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바이로메드와 산성앨엔에스가 각각 8.9%, 6.8% 내리며 큰 폭으로 하락했고, 셀트리온과 메디톡스도 1~3%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5거래일 연속 강세흐름을 이어가며 이날도 2% 올랐고, 동서와 로엔은 5~7% 대로 상승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4거래일 연속 상승해 시가총액 10위에 올라섰다. 내츄럴엔도텍이 검찰 무혐의 처분 소식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4원 오른 1125.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