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예약제 보단 비싼 주차요금이 문제"
사전예약제 해제·주차장 요금 등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 집중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제2롯데월드 주차장에 차가 없다. 메르스 경기침체로 인해 잠실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상인들이 울상이다. 손님은 오지 않고 파리만 날리는 처지다.
얄궂은 메르스에 한번 울고 또 한번 울었다. 서울시의 오락가락 행정에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사전주차예약제에 따른 불편 때문이다. 뒤에는 주차요금의 부담도 한 몫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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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의 주차시스템 개선 관련 주차예약제를 일시 폐지하고 주차요금도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상인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의 한산한 주차장 내부 모습/미디어펜 |
속 타들어가는 입점업체 상인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상인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드렸지만 발길 돌린 고객들이 다시 돌아올지 미지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롯데월드몰의 주차시스템 개선 관련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한 끝에 다음달부터 주차 사전예약제를 일시 폐지키로 했다. 또한 요금도 10분당 800원으로 인하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 개장 당시, 주변 교통 혼잡을 우려한 서울시 의견을 받아들여 '사전 주차 예약제'와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 조건으로 쇼핑몰 사용 승인을 받았다. 제2롯데월드 주변은 교통 혼잡지역인데다 버스정류장까지 있어 '교통체증'이 심각해 주차를 엄격히 제한한 것이다.
롯데월드몰은 총 2756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췄다. 하루 영업시간 기준 총 9100대 가량을 주차할 수 있으나, 현재(6월1일~29일) 하루 평균 주차장 이용 차량은 400여대 정도다. 전체 주차공간의 1.4%만 사용하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이 제2롯데월드를 자주 찾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10분당 1000원'이라는 고액의 주차요금과 번거로운 '사전주차예약시스템'을 꼽은 것을 반증하듯 주차장은 한산하다 못해 텅텅 비었다.
주차 예약제는 쇼핑몰을 방문하기 전 유선전화·인터넷·스마트폰 등을 통해 예약하는 제도인데 실제로 주차예약을 해보니 절차가 복잡하거나 어렵진 않았다. 날짜와 입차 시간대를 정한뒤 연락처, 차량번호, 주차 이용시간 등을 입력하면 그 시간대 차량이 등록된다.
지금처럼 한산한 시기엔 입차하기 5분 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 예약을 하지 못해지만 갑작스럽게 찾은 고객들도 주차요원의 도움을 받아 바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물론 1시간 당 700대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꽉 차면 주차를 못할 수도 있다.
번거로움은 있지만 주차 예약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들의 목소리다. 문제는 주차요금이었다.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조모(29)씨는 "남자친구와 차를 끌고 데이트하러 롯데월드몰을 가던 중 너무 비싼 요금 때문에 다시 집 앞으로 돌아가 주차하고 버스를 타고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예약은 어렵지 않으나, 쇼핑몰을 이용해도 할인해주지 않으니 차를 가지고 오기가 꺼려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월드몰은 10분당 1000원, 3시간 초과 후에는 10분당 1500원을 받고 있으며, 근처 공영주차장은 10분당 800원, 코엑스몰 10분당 800원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로 인해 영업환경에 숨통이 터졌지만 일시적인 방편인 점을 감안하면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한 사장은 "사전예약제 일시 폐지로 고객들이 제2롯데월드로 진입하는 장벽이 낮아져 환영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손님들이 돌아온다면 다시 주차예약제를 시행하지 않겠는가"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