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김 부이사장은 잘 알려진 대로 20여 년 동안 파생상품업무를 담당해온 파생상품 전문가다. 선물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난 1996년 대리 직급으로 코스피200선물 시장을 개설해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은 게 그다.

코스피200 옵션시장, 금시장, 석유거래소 등 각종 파생상품 시장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이런 공로로 2012년에는 영국의 파생상품시장 전문지인 FOW(Futures & Options World)에서 ‘최근 30년간 세계 파생상품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30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파생상품시장을 벗어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본시장 발전에는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고 모두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경북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김 부이사장은 파생시장 도입 당시 증권거래법이 논란이 되자 법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에 경북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도 땄다. 증권거래법상 거래 대상은 유가증권인데 코스피200지수는 수치일 뿐 권리는 아니어서 유가증권으로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코스피200지수를 유가증권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으로 1993년 증권거래법이 개정을 이끌어냈다. 김 부이사장은 이후 한양대학교에서 법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할 정도 업무와 관련한 열정이 넘친다.

그의 열정은 자본시장은 국가의 큰 축이고 이를 발전시키기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신념에서 나왔다. 1987년 입사이후 30여 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상사와의 갈등을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직장생활의 ‘달인’ 격인 그에게 비결을 물어봤다.

“직장생활을 잘하려면 해야 될 일이 보이면 먼저 하면 됩니다. 다행히 적성이 맞는 분야를 찾아서 더 하고 싶다는 열정이 계속 솟아올랐죠. 재미있게 일하다보니 30년이 그냥 지나가 버렸네요.”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의 증시 참여 확대가 곧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에 나서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을 계기로 액면분할을 고려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만큼 개인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피시장의 전망도 좋게 본다.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투자비중은 5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 코스닥시장에 비해 역동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죠. 액면분할과 배당을 늘리는 기업이 많아져서 개인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 결국 가계소득이 증대돼 국가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평가돼 있지만 자사주취득 등 주주친화정책이 늘어나면서 연말에는 역사적 고점인 2228.96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