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가 최근 TV정책토론에 합의하며 정치 복원에 시동을 걸었지만 오는 6월 임시국회 또한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이 단독 의결한 간호법이 정부여당의 반대로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되는 등 여야의 입법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간호법을 두고 협치 대신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이날 여야의 쟁점 법안인 간호법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함에 따라 가결 조건인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찬성’을 충족하지 못해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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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산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이 가결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국민의힘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이 민주당 요구에 따라 재표결에 부쳐진 것에 대해 “정부여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하는 (야당의)총선용 표 계산”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간호법 불발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정치를 끝내고 야당과 정치 복원, 나아가 민생 회복의 길을 열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간호법 폐지는 곧 정부여당이 협치에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맞받아 엇박자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TV정책토론에 합의하며 정치 복원에 첫발을 내딛은지 사흘 만에 협치에 다시 먹구름이 끼게 됐다.
특히 여야가 오는 6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사안들로 연이어 충돌할 것으로 예상돼 6월 임시국회도 순탄치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은 6월, 반복되는 대통령 재의요구권에 대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부정의혹 공세를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예정된 윤관석·이성만 전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반격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 가상자산 투기 논란으로 국회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회부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징계 의견도 6월 말 발표돼 ‘도덕성 공세’에 화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야당은 쟁점 법안들을 강행하며 정부여당에게 ‘민생 포기’라는 부담감을 가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6월 본회의 직회부를 예고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또 방송법, 학자금무이자대출법 등 쟁점 법안들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당이 헌법재판소에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결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혀 6월 임시국회에서도 협치 대신 ‘거부권 정치’가 반복될 것으로 여겨진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여야가 상호 간 뿌리 깊은 불신에 사로잡혀 있고, 진영논리에 뒤엉켜 협치에 대한 동력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여야가 대화와 협치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포동의안, 노란봉투법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지 않는 한 여야의 협치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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