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 매출처 다변화 노력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중(韓中)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벌어졌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같은 중국정부의 경제보복조치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통업계에서도 나온다. 

   
▲ 신라면세점 서울점 외관 전경/사진=호텔신라 제공


31일 면세점 업계는 한한령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드 문제 이후 공식적으로 한한령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교류의 가능성이 보였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지역에서 ‘네이버’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중국이 접속 자체를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가수 겸 배우 정용화의 중국 현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갑작스레 취소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국내 면세점들은 앞서 사드 배치와 코로나19 등으로 악재가 연달아 겹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수년째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빠지면서 꺾인 매출도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사드 사태로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현지에서 불매운동과 마트 영업정지 등을 당했다. 결국 롯데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내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한화갤러리아와 같은 면세사업 신규 사업자들은 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돼 사업을 접기도 했다. 

유통업계로서는 최근 한중관계의 냉각 기류를 예민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에도 한한령 부활은 위협 요소다. 

다만 한한령이 재발하더라도 사드배치 직후와 같은 타격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이나 동남아 등 매출처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일본·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매출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사업 비중도 확대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일본·베트남·미국·싱가포르 등에 13개 해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 멜버른 공항점 개점이 예정돼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 시내점을 연다. 

CJ제일제당도 미국 매출 비중을 압도적으로 늘렸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은 5조18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7% 성장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의 80% 수준을 차지해 가장 크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있지만 아무래도 단체보다는 객단가가 낮다”며 “사드 사태 이후 7년 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지 못해 (매출이) 더 나빠질 것은 없지만, 앞으로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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