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포니의 시간' 전시 개최…6월 9일~8월 6일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 국내 최초 공개
정의선 "포니, 현대차의 정신적·경험적 자산"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추억 속으로 사라졌던 현대자동차의 '포니'를 만나봤다. 포니는 1975년 양산을 시작한 국산차이자 현대차 첫 독자 모델이다.

8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 방문해 포니와 포니 왜건, 포니 픽업트럭 등 다양한 형태의 포니를 마주했다. 

'포니의 시간'은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니온' 이후 두 번째,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 프로젝트다. '포니의 시간'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전 층을 하나의 전시 공간으로 마련해 포니가 쌓아 올린 시간의 층위를 따라 내려오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5층에서 시작되는 전시의 첫 도입부에는 포니 탄생 당시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와 1980년대 수집된 수집품과 당시를 재해석한 영상, 음악, 회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포니2 차량이 전시돼 있고, 그 뒤쪽으로는 추억의 영화 포스터를 카드 형태로 전시해 뒀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뽑기 종이를 뽑아 해당 포스터를 가져갈 수도 있다.

   
▲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에 전시된 포니./사진=김연지 기자


4층으로 내려가자 현대차 최초 독자 모델인 파란색 포니가 눈에 들어왔다. 포니는 보닛이 길쭉하게 빠져있고,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 쨍한 파란색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니는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의지에 따라 헤리티지 사업을 통해 복원됐다. 포니는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모델을 갖고자 하는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담겨있다. 현대차는 포드에게 합작사 추진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1973년 3월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을 경영 방침으로 결정했다. 정주영 선대 회장이 자동차가 우리나라 기계 산업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고 도전한 끝에 1975년 '포니'가 시장에 출시됐다.

포니는 국내에서 개발돼 한국인의 체격과 도로 사정에 적합했고, 조립 생산차보다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경제적인 강점을 내세워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포니가 출시된 1976년 국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총 2만4618대였는데 포니 단일 모델이 그해 1만726대가 판매되면서 4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후 포니2가 출시된 1982년에는 포니의 점유율이 67%에 달했다.

   
▲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에 전시된 포니 왜건./사진=김연지 기자

포니 왜건과 포니 픽업트럽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밖에 4층에는 포니의 첫 탄생부터 전 세계로 수출을 시작할 당시의 다양한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3층에는 지난달 현대 리유니온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으로 이뤄진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내 공간은 대시보드와 실내 트림 색상을 다르게 배치해 지금 봐도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현대차의 역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모델이다.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그의 아들인 파브리지오 주지아로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 뒤에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N 비전 74'와 포니를 오마주한 포니를 오마주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5가 전시돼 있다.

   
▲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에 전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사진=김연지 기자

전시의 마지막인 2층은 많은 국민들의 추억 속에 함께 했던 포니의 다양한 순간을 담은 이미지와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또 포니를 추억하는 많은 고객들을 위해 포니 쿠페 다이캐스트, 방향제, 포스터, 엽서 등 다양한 헤리티지 굿즈도 마련돼 있다.

지난 7일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김뇌명 전 해외사업본부장, 이수일 전 기술연구소장 등을 비롯해 포니의 시작에 많은 기여를 한 전현직 임직원 및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 지능이 화두가 되고, 로보틱스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뉴스를 매일 접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존재 이유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의 시작을 돌이켜 보고, 무엇이 오늘날의 현대자동차를 만들었는지 다시 되짚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니라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정신적, 경험적 자산은 오늘날의 현대자동차를 만들었다.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철학을 발판으로, 정몽구 명예회장께서 품질과 기본을 강조하신 것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 사람을 향한 진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니의 시간'은 오는 9일부터 8월 6일까지 약 60일간 진행되며, 관람을 희망하는 고객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