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U-20(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2로 졌다.

2019 폴란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은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이탈리아를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안고 한국은 오는 12일 새벽 2시 30분 이스라엘과 3-4위전을 치른다. 이스라엘은 우루과이와 준결승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유럽 강호 이탈리아를 맞아 졌지만 잘 싸웠다. 전반 14분 이탈리아의 간판 골잡이 체사레 카사데이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3분 이승원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배준호가 이탈리아 수비수 마티아 차노티에게 발을 밟혀 넘어지며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시모네 파푼디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패하고 말았다. 수비 벽을 넘겨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파푼디의 슛이 워낙 절묘해 선방하던 골키퍼 김준홍도 꼼짝 못하고 당했다.

한국은 이탈리아에게 승부에서는 졌지만 매너에서는 이겼다. 이날 이탈리아 선수들은 시종일관 거친 플레이를 펼치며 반칙을 일삼는 '더티 축구'를 했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이기에 김은중 감독은 볼 점유율에서 뒤지더라도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실속 위주의 전략을 폈다. 전반 카사데이에게 선제골을 내줄 때 리카르도 투리키아의 크로스를 차단하지 못하고, 카세데이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친 것은 아쉬웠다.

FIFA의 공식 기록 집계에 따르면 볼 점유율에서 한국이 30%로 48%의 이탈리아에 뒤졌다. 슈팅수(이탈리아 19개, 한국 7개)와 유효슈팅수(이탈리아 9개, 한국 3개)도 이탈리아의 우위였다. 하지만 이는 김은중 감독이 의도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파이팅 넘치게 싸웠고, 결승골을 내줄 때까지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한 가지 예상 못한 차이가 있었다. 바로 파울수였다. 이탈리아는 이날 무려 26개의 파울을 범해 12개의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국 선수가 볼을 잡으려 하면 뒤에서 밀기 일쑤였고, 몸싸움을 할 때 팔부터 휘둘러 가격하거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경고는 이탈리아 3개, 한국 2개였다.

어린 한국 선수들은 이탈리아의 이런 거친 플레이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심판에게 어필을 자주 해야했다. 이탈리아의 파울 작전(?)에 말려든 한국은 아쉽게 졌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분해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