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적 규제→합리적 관리 전환…남산 약수역세권 40m로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남산과 북한산, 국회의사당 주변 건축물 높이를 제한해 온 서울의 고도지구 제도가 전면 개편돼, 도심 경관과 스카이 라인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남산 약수 역세권 일대는 최대 20m에서 최대 40m로, 북한산 주변은 20m 이하에서 최대 45m로 높이 제한이 완화된다. 

국회 주변 여의도는 51m 이하에서, 170m 이하로 대폭 늘어난다.

서초동 법원 단지 주변과 오류동 일대를 비롯, 높이 규제가 있던 한강변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는 해제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수립하고, 오는 7월 6일 열람 공고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와 과밀 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 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 종합/자료=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지난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고도지구를 최초 지정한 이래, 남산·북한산·경복궁 등 주요 산과 주요 시설물 주변 8개소를 고도지구로 지정해 관리해왔으며, 면적은 9.23㎢로 여의도의 3배 규모다.

고도지구는 제도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문제도 발생했다.

높이 규제를 중복으로 적용받는 지역이 생기고, 규제로 주거 환경 개선이 어려워 주변 지역과 개발 격차가 심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고도지구를 합리적 관리로 전환하고자 전문가, 자치구 논의를 거쳐 제도를 정비했다.

핵심은 경관 보호 대상이나 목적이 분명한 주요 산과 주요 시설물 주변은 지속 관리하되, 규제를 세분화하고, 제도 실효성이 적은 지역은 해제하는 것이다.

남산은 고도 제한이 12m·20m였던 지역을 12m∼40m로 상한을 높이면서, 세밀하게 조정하고, 특히 약수역 준주거지역 역세권 지역은 20m에서 지형 차에 따라 32m∼40m까지 완화한다.

남산 경관이 잘 보전되면서도, 지역 여건에 따라 노후된 도시 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규모가 가장 큰 북한산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고도 제한을 현재 20m에서 28m까지 높이고,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 사업 시에는 최대 15층(45m)까지 추가 완화할 계획이다.

다만, 북한산 경관 관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국회의사당은 동여의도 스카이 라인과 연계, 최대 170m까지 높이 제한을 대폭 풀어준다.

그동안 일률적이던 높이(41m·51m 이하)를 국회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갈수록 점차 높아지도록(75m·120m·170m 이하)해, 도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구기·평창동은 북한산·북악산 경관 보호와 함께, 합리적으로 높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최대 8m까지 완화할 수 있는 기준을 추가한다.

경복궁은 중요 문화재의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 제한의 목적이 명확, 일부 중복 규제 지역에 대한 지구 조정(0.19㎢)을 제외하고는, 현행 건축물 높이 규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실효성이 사라진 오류와 법원 단지 주변은 고도지구 지정을 해제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관리계획을 세운다. 

전체 고도지구는 총 8개소(9.23㎢)에서 6개소(7.06㎢)로 감소한다.

오류는 서울시와 부천시 경계부의 도시 확장 방지를 위해 1990년 지정됐으나, 그 일대가 아파트 등으로 개발됐고 부천 지역은 해제돼 지정 목적이 상실됐다.

법원 단지 주변은 지방법원·검찰청이 국가 중요 시설이 아님에도 높이를 제한하고 있어, 관리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강남 도심 내 효율적 토지 이용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고도지구를 푼다.

또 한강변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도 해제한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변을 따라 선형으로 설치된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1.44㎢)는 건물 높이가 4층 이하(완화 시 6층)로 제한돼, 규제 완화 요구가 컸다.

서울시는 특화경관지구가 도로·공원 등을 포함해 실효성이 적은 상황에서 지역 여건에 맞는 유연한 한강변 경관 형성을 위해, 지정을 해제하고 경관 관련 계획으로 관리키로 했다고 전했다.

신 고도지구 구상안은 오는 7월 6∼20일 열람 공고와 시의회 의견 청취, 전략환경영향평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께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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