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한적한 시골마을에 날벼락 같은 일이 발생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상주의 남쪽에 위치한 조용한 시골마을인 공성면 금계 1리. 마을 전체가 42가구에 불과하고 주민수도 86명밖에 되지 않는 그야말로 발길 뜸한 전형적인 시골마을 정취를 안고 있는 곳이다.

외부인의 발길조차 뜸한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여느 때처럼 마을회관에 모인 할머니 6명은 사이좋게 사이다를 나눠 마셨다. 마을회관은 마을 주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더위를 피해서, 마을의 대소사를 논하기 위해서 안방처럼 모이는 곳이다.

   
▲ 시골마을 발칵 뒤집은 상주 독극물 사건…"어쩌다 우리마을이". 경북 상주시 공성면에서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마신 주민 중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태에 빠지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사진=YTN 뉴스 캡처
사건이 발생한 14일 오후 3시 40분께 이 마을 사는 신모(65), 이모(88), 민모(83), 한모(77), 정모(86), 라모(89)씨 등 할머니 6명은 여느 때처럼 마을회관에 둘러 앉아 초복이었던 지난 13일 먹다 남은 1.5ℓ 사이다병을 꺼내 나눠 마셨다.

제 뚜껑이 아니고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닫힌 사이다병을 열고 음료수를 마신 할머니들은 잠시 후 입에 거품을 물고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때마침 마을주민 2명이 회관에 들렀다가 할머니들이 거품을 흘리며 복통을 호소는 모습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자인 마을주민 박 모씨는 "어떤 할머니가 마을회관 밖으로 나오는 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나왔다"며 "말하는 게 꼭 중풍 걸린 것처럼 어눌해서 풍을 맞았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는 응급 처치후 상주와 김천에 있는 병원 등으로 할머니 여섯 명을 이송했다. 하지만 결국 하루가 지난 15일 김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정 할머니가 심정지로 숨을 거뒀다.

숨진 정 할머니 외에도 병원에서 치료 중인 5명 가운데 한모, 라모 할머니도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3명의 할머니도 상태가 일부 호전되긴 했지만 안심하긴 이른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할머니들의 토사물과 사이다병속 음료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살충제는 독성이 매우 강해 쉽게 구하기는 어려운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정 할머니의 시신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누군가가 고의로 음료수에 살충제를 넣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마을 주 통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인의 출입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마을은 현재 뒤숭숭하기 그지없다. 전체 42가구 86명에 불과한 조용했던 마을이 삽시간에 긴장감이 돌면서 주민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