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대법원이 이른바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4)에 대한 상고심 최종선고를 16일 내린다.

2012년 12월 경찰수사 착수 이후 2년7개월여만에 나오는 대법원 판결이다. 그동안 1·2심 재판에서 엇갈렸던 국정원의 대선 개입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 대법원이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4)에 대한 최종선고를 16일 내린다./사진=SBS 뉴스 캡처

앞서 18대 대선을 8일 앞둔 2012년 12월 11일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 댓글 작업 등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민주당이 지목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의 컴퓨터 2대를 제출받아 분석에 착수해 이듬해 초 김씨의 댓글 활동 혐의 일부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민주당과 참여연대 등이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하자 서울중앙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2개월여간 수사를 진행한 특수팀은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정치·대선 관여 글을 올리고 댓글 찬반 표시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공소장을 세차례 변경한 끝에 원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정치와 관련된 트위터를 78만여건, 선거와 관련된 트위터를 44만여건을 작성·유포했다고 정리해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반면 올해 2월 2심에서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1심의 무죄 부분을 뒤집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결해 원 전 원장에 징역 3년의 실형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린 것은 269개의 트위터 계정이 담긴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첨부파일을 증거로 인정할지, 이를 바탕으로 선거 개입의 목적성·계획성 등을 인정할지 여부였다.

1심은 이 첨부파일에 관해 이메일 작성자가 법정에서 작성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이에 따라 이 기본계정에 연결된 400여개 계정들이 모두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이 계정들로 작성된 선거 관련 트윗터 글 수십만 건이 증거에서 배제됐다.

1심은 결국 정치 관련 글 11만여건만 증거로 인정해 국정원 심리전단이 국정원법이 제한하고 있는 직무 범위를 넘어 정치에 관여했다는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법원이 인정한 증거들만으로는 국정원 심리전단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으로 규정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봤다.

특히 목적성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이 대선과 관련해 선거운동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2심은 1심이 인정하지 않은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첨부파일에 대해 직접 작성한 정황이 뚜렷한 데다 매일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해당한다고 보고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정치와 관련된 트윗글 증거로 인정된 건수가 27만여건으로 1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2심은 또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는 시기를 대선 후보가 처음 확정된 2012년 8월20일로 특정한 뒤 이후 국정원 심리전단이 13만여건의 글을 작성한 사실을 포착해 선거 개입 목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같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활동에 원 전 원장의 지속적인 지시가 있었으며 그 결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어 미필적 고의도 성립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