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선 인텔에 파운드리선 TSMC에 밀려
메모리 초격차 유지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가 과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인텔에,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에 뒤쳐지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인텔이 3분기 연속 삼성을 앞서고 있고, TSMC와의 파운드리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상황이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3분기에 실적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IT 수요 둔화가 여전한 것이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위 탈환을 위한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반도체 사업에서 4조 원대 손실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2.3%, 95.7% 줄어든 잠정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매출이 13조 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IT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출하량이 떨어지고 가격마저 감소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 시장 전체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인텔이 3분기 연속 삼성전자 보다 매출 차이를 벌리며 선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분기 매출 11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89억3000만 달러에 그치며 차이가 벌어졌다. 인텔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매출 하락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50%나 감소하며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다만 인텔과 삼성전자는 그동안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커지는 점도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약 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능력(캐파)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확보와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근 미국과 국내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현재 TSMC보다 앞서 있는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내세워 3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서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또 모바일에 집중해 있는 공정을 고성능컴퓨팅(HPC)과 오토모티브 등으로 확장해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메모리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수익을 내야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IT 제품군에 대한 수요 회복이 시급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는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 돼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업황전망지수가 119를 기록하며 13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이상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달보다 업황이 좋아졌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했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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