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코로나19 이후 대면활동이 활발해진 데다 고물가 등으로 소비침체 현상이 겹치면서 배달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런 가운데 배달플랫폼 증가에 따른 라이더 부족 및 라이더들의 업계 이탈 현상이 잦아지면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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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라이더 보험료 관련 배달 업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1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더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는 가운데,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 배달서비스공제조합을 출범시켰다.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은 라이더에게 특화된 보험상품을 시중 대비 평균 2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이륜차 배달종사자의 유상운송 보험 가입률을 5년 이내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밝혔다. 또 유상운송 보험료 15% 이상 인하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출자금은 100억 원 규모다. 배달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번 7월과 12월 분납을 통해 연내 납부를 끝내야 하며 최근 배달 시장 상황이 악화된 점을 고려해 바로고·생각대로 등 일부 분리형 플랫폼(배달대행사)의 경우 오는 2024년 11월까지 납입하도록 했다.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조합원사는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서비스(쿠팡이츠)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 △로지올(생각대로) △만나코퍼레이션(만나플러스) △메쉬코리아(부릉) △바로고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영웅배송스파이더) 등 9곳이다.
다만 배달플랫폼 업계에서는 지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분리형 배달대행사는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제조합은 라이더들이 조합원인 만큼 설립 비용이나 유지, 운영 비용, 가입 등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라이더들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설립비용부터 플랫폼 업체와 대행사들이 부담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출범으로 가맹점을 프로그램으로 중개하는 분리형 배달플랫폼인 로지올, 바로고, 메쉬코리아 등 배달대행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배민이나 쿠팡 등 통합형 배달플랫폼사의 경우 직접 배달을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분리형 배달플랫폼사들은 사실상 중계만 하는 만큼 비용이 공제조합과 큰 관계가 없음에도 비용이 발생해 부담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당초 공제조합 설립을 위해 정부에서 20%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으나, 비용이 전부 대행사와 플랫폼사에 전가됐다. 배민이나 요기요 등 통합형 배달플랫폼사들의 경우 배달비를 올려 수익을 보존하는 것과 달리 바로고나 생각대로 등 대행사들은 건당 80원대의 적은 수수료를 받고 있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오히려 공제조합이 생기면서 비용 발생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우려가 있어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배달대행사 관계자는 "갈수록 배달 시장의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배달대행사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국토교통부와 배달서비스공제조합에서 요구하는 보험 신고 등 업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에 반대할 경우 정책이나 규칙 등에 있어 규제가 심화될 수 있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배달 플랫폼업체 관계자는 "보험료 경쟁 관련 부담이 다소 생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배달 시장에서의 라이더와 플랫폼 업체의 긍정적인 상생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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