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교육 교재 입수" 기자회견 후 8개월 만에 고소 취하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작년 11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당해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견에서 하 의원은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22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2014년 말 해산된 통합진보당 측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하 의원은 “통진당이 (고소를) 취하하지 않아도 무혐의 처리될 것이라는 걸 눈치 챈 모양”이라고 말했다.

통진당 측과 하 의원이 송사에 휘말린 계기는 통진당 해산심판 직전인 작년 11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220페이지 분량의 '비밀교육 자료'를 공개했다.

함께 이뤄진 주요내용 프리젠테이션에서 하 의원은 “통진당 조직은 닫힌 조직으로 돼 있다. 가장 외곽에 통진당이 있고 뿌리에는 RO 조직이 있는데, 그 중간 단계가 활동가”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된 자료는 이 활동가들을 위한 자료라는 설명이었다.

해당 책자는 특히 북한의 ‘주체사상 총서’와 상당한 정도로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월 25일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최종변론에서 이정희 통진당 전 대표가 언급한 ‘진보적 민주주의’ 개념을 위시해 과거 민주화운동 일선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용어와 관점으로 설명된 자료라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자료의 45페이지에는 ‘무장투쟁과 전민항쟁노선’이라는 챕터가 존재한다. “결정적 시기에 감행돼야 하는 전민항쟁에는 무장투쟁이 결합돼야 한다”는 내용이 요점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정리하면서 하 의원은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 하태경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과정에서 해당 자료가 통진당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과 동시에 정당해산 이후 통진당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음을 함께 방증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하태경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통진당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이 들고 나온 정체불명의 책자가 진보당과 연관되었다는 근거부터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문서와 통진당의 관계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과거 통진당 측과 함께 활동하다 결별한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 또한 “과도한 주장”이라며 하 의원을 비판한 바 있다.

결국 통진당은 하태경 의원을 고소하기에 이르지만 8개월이 지난 2015년 7월 고소를 취하했다. 하 의원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남부지검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리며 고소취하 소식을 알렸다. "무혐의 처리될 것이라는 걸 눈치 챈 모양”이라는 촌평도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과정에서 해당 자료가 통진당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과 동시에 정당해산 이후 통진당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음을 함께 방증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