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 협상 가격을 1조218억원(주당5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박 회장 측에 금호산업의 매각 가격으로 주당 5만9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실사를 통해 평가된 가격(주당 3만1000원)에 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것으로, 이날 거래소 시장 종가(1만8500원)의 3.2배 수준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15일 운영위원회에서 회계법인이 진행한 실사 결과에 따라 금호산업 주식의 적정 가격을 주당 3만1000원으로 보고받았다.
채권단은 여기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는 프리미엄으로 주당 2만8000원을 얹었다.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채권단이 가진 전체 지분(57.6%)이 아니라, 경영권을 쥘 수 있는 최소 지분(지분율 50%+1주)만 사들일 수 있다.
박 회장이 이 가격으로 최소 지분을 매입하면 필요한 자금이 1조218억원이다. 이는 지난 4월 말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서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당시 채권단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액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 유찰을 결정하고 박 회장과 수의계약에 나서기로 했다.
실사 결과 적정 가격이 주당 3만1천원 수준으로 평가된 만큼 박 회장이 6000억원대 후반이나 7000억원대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거부할 당시 채권단 일각에서 나온 "주당 6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결국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처지에서는 다소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가격이다. 채권단과 박 회장 측은 8월부터 협상에 들어가 9월 중에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통보 후 2주 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만약 채권단이 산정한 가격을 박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채권단은 이후 6개월간 같은 조건으로 제3자에 매각을 추진한다.
만에 하나 여기서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한편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에 대해 금호그룹 측은 "오늘 전화로 통지를 받았으나 특별히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