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26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집회는 야 4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및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했으며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투기용인 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는 개최 전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지지자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보수단체들은 반대 차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괴담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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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차량 경적을 울리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 중단 촉구 집회를 방해하는 운전자를 향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그러면서 이들은 차량 경적을 이용해 집회를 방해하거나, 확성기로 이 대표가 형수에게 욕설을 한 녹취록을 재생하며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지지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보수단체를 향해 “친일 매국노 윤석열 탄핵하라”, “처가 비리 김건희 구속하라”고 맞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간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경찰이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를 강력히 저지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찰관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집회의 명분과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이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집회) 발언이 들리지 않는다 조용히 해라”, “왜 경찰관에게 욕을 하나”고 소리치며 집회 참석자들끼리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명분으로 모였으나, 각 정치 진영별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다른 탓에 시작부터 광화문 광장이 여러 쪽으로 갈라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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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단체가 8월 26일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중단 촉구 맞불 집회를 개최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수 욕설' 녹취록을 확성기로 재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돈 때문에”…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에 ‘분노’ 분출
치열한 신경전을 거치며 시작된 집회는 어업인, 학계, 노동계, 정계 등 각계각층에서 일본의 원전 처리수 방류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이들은 주로 일본이 비용 문제로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를 강행해 주변국의 바다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부회장은 “(일본의 처리수 해양 방류로) 전국 수산물 도매시장에 파리가 날리고 있다”면서 “(정부는) 해양투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일본 정부를 국제 해양법재판소에 즉각 가처분 제소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의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에 따라 발생한 국내 어민 피해 등을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라는 주문이다.
이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비용 문제로 주변국은 물론 자국민들까지 속이며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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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서울 중구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시민단체 대표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그는 “일본은 주변국의 이해가 없는 한 절대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현지 어민의 반대에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해양 방류 외 대형물탱크를 활용한 보관법과 반영구적으로 매립시키는 방안 등이 있었음에도 비용 문제로 이를 무시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해양 방류 결정을 묵인하는 것은 ‘단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도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를 걱정하는 전국의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소개하고 일본의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처리수가 해양 방류된 뒤) 30년, 40년, 50년 후 지구는 누가 책임 지나”면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없을 텐데 왜 어린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느냐”라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이 불확실한 만큼 해양 방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이를 묵인하고 있는 정부에 분노를 표출했다.
“윤 정부는 방조범”…정치권은 ‘윤석열 심판’ 한 목소리
시민단체 발언 후 진행된 야 4당 대표자 연설에서는 일본의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를 명분으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처리수 방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 미래세대에게까지 어떤 재앙이 미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면서 “그런데도 뻔뻔한 소리를 해대는 일본정부와 거기에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일본 정부 만큼이나 분노스러운 것은 핵오염수 테러의 방조범인 윤석열 정부”라면서 “일본 정부가 전 세계 시민과 해양사에 죄인이라면 윤석열 정부는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역사에 죄인”이라며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죄를 반드시 심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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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8월 2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하여 규탄사를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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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썼다던 새 역사가 전 지구적, 전 인류적 범죄행위인 핵오염수 방출의 들러리 노릇이었다”면서 “반민주적 국민 기만행위이자, 반국가적 내통 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비열하고 오만한 정권에 맞서야 할 때”라면서 대여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 나라 국권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는 머슴이요 대리인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패악질을 가장 선두에서 합리화시켜주고 지지한 사람이 누구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일본의 심부름꾼, 대리인, 대변인이 아니라 바로 이 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리인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원전 처리수를 해양에 방류 했음에도 윤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 및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오는 27일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국제 연대를 강화해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 중단을 위한 여론전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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