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44)이 미국 뉴욕주 퀸스카운티 법원에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의 가해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국에는 없는 제도인 ‘징벌적 손해배상’도 요구했다.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승무원 김도희씨가 지난 3월 같은 법원에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만 상대로 23일 소장을 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반복적으로 욕설하고 폭행해 공황장애 등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금액은 명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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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미국 뉴욕주 퀸스카운티 법원에 ‘땅콩회항 사건’의 가해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23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YTN 방송 캡처 |
한국에는 없고 미국에는 있는 제도인 '징벌적 손해배상'도 요구했다. 박 사무장은 사건으로 인한 외상 후 신경증과 불면증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보름만인 지난 8일 소송을 냈다.
박 사무장은 미국 보스턴 소재 로펌에 변호를 맡겼으며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선임한 미국 로펌 '메이어브라운'을 통해 박 사무장 소송에도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박 사무장이 산업재해를 인정받는 등 국내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음에도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며 "김도희씨와 마찬가지로 배심재판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법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소송을 각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피력할 계획이다.
김도희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조 전 부사장 측은 "사건 당사자와 증인이 모두 한국인이고 수사·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졌고, 관련 자료 또한 모두 한국어로 작성됐기에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박 사무장은 소송을 내면서 "이번 사건으로 승객은 물론 관제탑·활주로 종사자 등 공항 측도 피해를 봤기에 뉴욕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박 사무장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내지 않은 것은 근로계약서 상 관련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서 처리하도록 한 조항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사무장은 근로복지공단에 당초 이달 23일까지였던 산업재해에 따른 요양기간을 내년 1월 초까지로 연장해달라고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