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CATL1위, BYD 2위…LG에너지솔루션 3위
K-배터리 3사, 사용량 늘리며 성장 중…중국 배터리 업체 견제 가능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중국의 약진 속에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과거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이 투톱체제를 형성하고 나머지 업체들이 따라오던 구도도 중국 BYD, CALB의 가세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한다.

1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CATL은 36.8%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BYD가 15.7%로 2위, LG에너지솔루션이 14.5%로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파나소닉(7.5%), 5위는 SK온(5.2%), 6위는 CALB(4.3%), 7위는 삼성SDI(4.1%)순으로 뒤를 이었다.

   
▲ PFC 탑재한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모형 이미지./사진=두산 제공


중국 배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KABC 2023'에 참석한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이 자리에서 "2019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은 불과 9%였지만 올해 상반기 33%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주요 업체 합산 점유율을 비교해도 그 추세는 확연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30.4%에서 2022년 24.1%, 2023년 상반기 23.8%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41.6%에서 50.5%, 52.5%로 증가했다.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CATL 점유율에 못미친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은 막대한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관리되기 때문에 CATL 등 중국 소수 배터리 업체들이 독점하는 시장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경쟁력에서는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앞서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비중국 시장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1년 35.4%, 2022년 30.0%, 올해 상반기 28.7%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CATL 점유율은 13.9%, 22.5%, 27.2%로 오르며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좁혔다.

비중국 시장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도 2021년 55.7%, 2022년 54.1%, 올 상반기 48.4%로 하락하며 50% 아래로 내려갔다.

김광주 대표는 "파나소닉과 K배터리 3사는 과거 4~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했으나 코로나19 기간 중국 업체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지속 감소 중이지만, 유럽과 북미지역 증설을 바탕으로 향후 50% 이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국내 3사 모두 '톱6'에 안착했으며, 지역별로도 '톱6' 의존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의 말대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다원화하고 있다. 우선 중국의 BYD, CALB가 주요 액터로 존재감을 키우면서 중국하면 CATL이라는 인식이 서서히 흐려지고 있다. 특히 BYD는 올 상반기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K-배터리 3사도 모두 성장 중이다. 중국의 내수시장 증가 여파로 글로벌 점유율은 모두 떨어졌지만 사용량은 3사 모두 증가하며 발전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 하나보다는 삼성SDI, SK온 모두 성장하는 것이 한국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이다.

한편, K-배터리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실속형 제품을 연구하는가 하면 중국이 장악 중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NCM배터리가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고, LFP배터리 생산은 사실상 시간문제인 만큼 수년 내에 한국 배터리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팽창했지만 소비자들의 실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문제점이나 개선사항이 보고될 수 있다"며 "향후 몇 년 동안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